[뉴욕 = 장도선 특파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선 승리 이후 전개된 비트코인의 사상 최고가 경신 랠리가 선물시장에서 진정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K33는 미국 기관 투자자들이 주로 활용하는 CME 상장 비트코인 선물 계약의 현물가 대비 프리미엄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데이터 추적 기관 앰버데이터에 따르면, 8만 달러 행사가격의 풋옵션 미결제약정은 지난 24시간 동안 급증했다.
K33 리서치의 리서치 책임자 베틀 룬데는 “시장 열기가 가라앉는 듯하다. CME 베이시스(basis)가 어제 마감 이후 하락 추세를 보이며 하루 종일 약 10% 수준을 유지하며, 선거 이후 지속됐던 13~16% 수준에서 하락했다”며 “이는 위험 관리 성향이 완화되는 미묘한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 시간 14일 오후 2시 15분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8만9488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1.72%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전일 9만3434.36 달러의 새로운 사상 최고가를 수립하고 후퇴했다.
블룸버그는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걸친 레버리지 매수 포지션 청산이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로부터 후퇴하는 데 일부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코인글래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매수 포지션 청산 규모는 4억4700만 달러로, 매도 포지션 2억700만 달러의 두 배에 달했다. 비트코인 랠리 초기에는 매수와 매도 포지션 청산 규모가 지금보다 균등하게 나뉘었다.
크립토 밸리 익스체인지의 CEO 제임스 데이비스는 “9만 달러는 콜옵션 미결제약정이 가장 많은 가격대 중 하나이기 때문에 폭등 이후의 이익 실현이 현재 하락세의 또다른 요소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에 투기적 거래가 난무하고 있으며, 지난 몇 시간 동안 큰 폭의 이익 실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랠리는 주로 디지털 자산을 기반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과 상대적으로 완만한 레버리지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현물 시장의 신규 수요 증가에 의해 주도됐다.
해외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의 레버리지를 측정하는 주요 지표인 펀딩비는 이번 주 초 하락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데리빗 자료에 의하면 옵션 트레이더들은 11만, 12만 달러 콜옵션에 대한 보다 큰 관심을 보이면서 더 높은 목표가를 겨냥하고 있다.
데이비스는 “지금은 순전히 투기적 거래가 주를 이루는 상황이다. 미국에서의 정책 선언을 기다리는 동안 당분간 변동성이 크고 뚜렷한 신호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11월 옵션 만기일이 가까워질수록 9만 달러가 저항선이 될지, 이미 이를 넘어서 있을지 지켜보는 것이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