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북한이 아시아의 암호화폐 거래소들을 해킹해 지난 몇년간 5억7100만달러를 절취했다고 니케이 아시안 리뷰(Nikkei Asian Review)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니케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전문가 패널이 작성한 보고서를 인용, 북한이 2015년부터 2018년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사이버 해킹 공격을 감행해 불법적으로 외화를 획득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외화 탈취 목적으로 외국 금융기관과 기업들에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다는 의혹은 많았지만 유엔이 이에 관한 구체적 정보를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엔 보고서는 니케이가 단독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보리에 조만간 공식 제출될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이 기간 아시아 암호화폐 거래소들로부터 5억7100만달러를 탈취한 것을 비롯해 뱅글라데시 중앙은행(8100만달러), 인도 코스모스뱅크(1350만달러), 뱅크 오브 칠레(1000만달러)를 해킹했다. 아시아 지역 암호화폐 거래소들을 겨냥해 성공을 거둔 북한의 해킹 공격은 2017년 1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최소 5차례 이뤄졌다.
그러나 북미와 유럽 등지 다른 기관들에 대한 일부 사이버 공격들은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전문가 패널은 가상화폐는 “추적이 어렵고 여러 차례 돈세탁이 가능하며 정부 규제로부터 독립적이라는 점에서 북한에 경제 제재를 회피할 보다 많은 방법을 제공해준다”고 설명했다.
니케이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금융제재를 피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는 의혹도 있다면서 홍콩 소재 스타트업 머린 차이나를 예로 들었다. 블록체인기술을 이용해 세계 각지에서 선박을 사고 파는 머린 차이는 2018년 9월 문을 닫을 때까지 북한에 암호화폐를 공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