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행정부 고위직에 자신의 부통령 후보로 검토했다가 선택하지 않은 인사들을 중용하고 있다고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금까지 발표한 내각 인사에는 선거 기간에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고려했던 인사 가운데 5명이 포함됐다.
부통령 후보가 되려고 했던 인사에게 행정부 다른 자리를 맡기는 게 이례적이지는 않지만, 초반부터 이렇게 많이 발탁한 적은 없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우선 유엔 주재 대사에는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이 지명됐다.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과 마지막까지 경쟁했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국무부 장관에 지명됐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조기에 사퇴하고 트럼프를 지지한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는 내무부 장관과 신설되는 국가에너지회의 수장을 맡게 됐다.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는 회고록에서 자신이 목장에서 기르던 개를 총으로 쏴 죽였다고 밝힌 사실이 논란이 되면서 부통령 후보의 꿈이 날아갔지만, 국토안보부 장관에 발탁됐다.
국가정보국(DNI) 국장에 지명된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도 한때 부통령 후보로 거론됐다.
이들은 여러 이유로 부통령 후보로 선택받지는 못했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덕목인 충성심을 이미 입증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부통령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과정에서 언론의 조명을 받으면서 논란이 될만한 내용이 상당 부분 공개돼 새로운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작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처럼 이미 한 번 검토한 인사들을 발탁한 덕분에 대선 승리 후 초고속으로 내각 인선을 발표할 수 있었다.
이에 비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언론의 당선 선언으로부터 16일이 지나서야 첫 내각 지명을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대선 이후 3주가 걸렸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대한 법적 다툼 때문에 12월이 돼서야 인선을 발표할 수 있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임기 때와 달리 행정부 구성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
8년 전에는 정권 인수 과정이 혼란스러웠고 주요 고위직 지명도 늦어졌는데 그는 이런 상황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조 로건 팟캐스트에서 첫 임기 때 최대 실수는 충성심이 없는 인사들을 고용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1기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숀 스파이서는 이번에 지명된 인사들에 대해 “그들이 애초 부통령감으로 고려됐던 이유는 대통령(트럼프)이 그들이 충직하다고 느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의제를 통과시키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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