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우리금융그룹이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으로 현 경영진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되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검찰이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피의자로 전환하며,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까지 수사망이 닿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손 전 회장의 처남 김 모씨에 대한 불법 대출과 이를 승인한 전 우리은행 부행장 성 모씨를 구속 기소한 데 이어, 18일 우리금융지주 회장실과 우리은행장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수사는 부당대출 규모가 4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현 경영진 재임 시기에도 이뤄졌다는 점에서 초점이 맞춰졌다.
검찰은 8월 첫 압수수색 이후 사실관계를 파악해 9월 주요 관련자들을 구속했다. 이어 10월 국정감사에서 임종룡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으나,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어지며 사건은 일단락되지 않고 있다.
현 경영진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우리금융은 연말 조직 개편과 경영진 교체 압박에 직면했다. 올해 은행과 카드 등 7개 주요 계열사 대표의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조직 쇄신을 내건 임 회장이 대규모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조병규 은행장의 경우 피의자 전환과 연이은 금융사고로 인해 연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도 우리금융에 대한 정기검사를 연장하며 내부 통제와 재무건전성을 철저히 점검 중이다. 지난 6월 시작된 검사가 6개월간 이어지는 것은 업계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상황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상황은 우리금융의 신사업 추진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6591억원을 기록했으며, 이 중 95%인 2조5244억원이 우리은행에서 나왔다. 이는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타 금융그룹 대비 은행 의존도가 높은 구조를 보여준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M&A를 추진 중이다. 지난 8월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을 합병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했으나, 업계 선도권에 오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동시 인수 계획은 금융당국 검사 결과 발표 이후로 연기됐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검찰 수사와 금융당국 검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며 현재 상황을 타개할 의지를 밝혔다. 이번 사태가 우리금융의 내부 개혁과 경영 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