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스위스 금융감독청(FINMA)이 암호화폐, 특히 스테이블코인의 자금세탁 위험성을 경고했다. 20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FINMA는 2024년 리스크 모니터 보고서에서 암호화폐의 불법 활동 연루 가능성을 지적하며 관련 금융기관에 위험 관리 강화를 촉구했다.
스위스는 전 세계적으로 개인 고객 자산 관리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위는 자금세탁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FINMA는 밝혔다. 특히 암호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이 확대되면서 이와 관련된 사이버 공격 및 다크웹에서의 불법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FINMA는 “암호화폐 분야의 위험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며 “암호화폐는 사이버 공격이나 다크웹 불법 거래에서 자주 사용된다”고 언급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이 제재를 회피하는 데 악용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며, 이러한 상황이 스위스의 금융 명성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FINMA는 금융 중개기관, 특히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 자금세탁 위험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올해 초, 스위스 금융당국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새로운 지침을 발표하며, 발행자가 토큰 보유자 및 실질 소유자의 신원을 확인해야 한다는 의무를 명시했다.
스위스만이 아니라 다른 국가의 규제 기관들도 암호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을 자금세탁의 취약점으로 지목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소, 특히 바이낸스(Binance)가 자금세탁에 이용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으며, 영국 금융감독청(FCA)도 가상 자산 기업의 자금세탁 위반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