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제인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연준 의장 후보자로 고려하고 있는 케빈 워시(Kevin Warsh) 전 연준 이사는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CBDC)를 옹호하는 인물이다.
2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최근 워시와 면담을 통해 재무장관 또는 연준 의장 자리를 놓고 광범위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시를 일단 재무장관으로 임명하고, 헤지펀드 키스퀘어 창업자 스콧 베센트를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2026년 5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가 끝나면 워시를 연준 의장으로 옮기고, 그때 베센트를 재무장관으로 지명하는 것. 결론적으로 트럼프는 베센트를 재무장관으로 지명했다.
그러나 워시 카드는 아직도 유효하다. 바로 ‘그림자 연준 의장’ 이다.
# 파월 무력화…그림자 연준 의장
워시는 트럼프와 면담에서 연준 의장직을 강력하게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센트가 재무장관이 되었으므로 워시가 NEC 위원장으로서 ‘사실상의 연준 의장’ 역할을 하다가 파월의 임기가 끝나면 연준을 접수하는 상황을 생각할 수 있다.
이 같은 ‘그림자 연준 의장’ 은 법 위반(연준 의장 임기 보장)과 시장 우려(통화정책 혼란)를 동시에 회피할 수 있는 묘책이다.
트럼프에게 찍힌 파월을 당장 짜를 수는 없지만, 그를 무력화시킬 수는 있다. NEC 의장으로서 워시가 통화정책에 대해 코멘트를 할 때마다 월가는 그의 말을 주목할 것이기 때문이다. 연준 의장으로 예약 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워시가 파월보다 더 강력함 힘을 발휘할 수 있다.
# 워시는 CBDC 옹호론자
문제는 워시가 CBDC를 강력히 주장하는 인물이라는 점. 트럼프는 이번 대선에서 CBDC를 발행하지 않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대신 민간 암호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을 지원하는 발언으로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워시는 과거 언론 인터뷰와 연설을 “미국이 도매 거래 전용 디지털 달러를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 도매 결제 시스템이 △느리고 △복잡하며 △불투명하고 △비용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디지털 달러가 △정부 △금융기관 △외국 중앙은행 간 결제를 더욱 효과적으로 중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주장은 지정학적 경쟁, 특히 중국과의 기술적 우위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논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국가경제위원회(NEC) 라엘 브레이너드(Lael Brainard)가 3년 전 제기했던 주장과 유사하다.
# 트럼프의 연준도 친 암호화폐로 전향할 것인가?
트럼프 당선자와 달리 워시는 민간 암호화폐의 단독 사용에도 회의적이다. 워시는 2년 전 “민간 암호화폐가 미국 달러를 대체할 만큼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대체재라고 보지 않는다”며 “민간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은행 수준의 규제도,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미국의 디지털 달러 도입 시도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에 이미 공화당 주도의 하원은 연준이 의회의 승인 없이 디지털 통화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가 임명한 두 명의 연준 관계자,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와 전 부의장 랜디 퀄스(Randy Quarles)는 도매 CBDC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월러는 최근 연설에서 “2021년 8월에도 물었던 질문을 다시 던지고 싶다. CBDC는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즉, 어떤 시장 실패나 비효율이 이 구체적 개입을 요구하는가? 3년이 넘도록 이 질문에 만족스러운 답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장악하게 될 연준도 친 암호화폐로 전향하게 될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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