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사 주가 평균 23% 상승…같은 기간 코스피·코스닥은 내려
기관 ‘사자’…BTS·블랙핑크 컴백과 트럼프 관세 ‘안전지대’ 기대감
증권가 “하이브 업종 내 최선호주…리스크 최소화가 과제”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이달 들어 주요 엔터테인먼트 종목 주가가 아티스트 복귀 기대감에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이 2조원 넘게 뛰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일 기준 국내 엔터테인먼트 4개사(JYP엔터·와이지엔터·에스엠·하이브)의 시가총액은 총 14조500억원으로 지난달 말(11조8천320억원) 대비 2조2천180억원 늘었다.
비율로는 약 18.7% 증가했다.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JYP엔터테인먼트로 이달 들어 35% 증가했다. 뒤이어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28%), 하이브(15%), 에스엠(13%) 등 순이었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이달 들어 각각 2%, 9% 내렸지만, 엔터주 주가는 평균 23% 올라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앞서 엔터테인먼트 종목은 음반 판매 성장 둔화, 하이브-어도어 사태 등의 여파로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내년 BTS(방탄소년단)와 블랙핑크 등 주요 아티스트 복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 올리는 모양새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주력 BM(수익모델)인 음반 판매량 감소, 하이브-어도어 리스크 등으로 엔터 업종에 대한 실적 효율성 및 미래 성장성 의문이 제기됐지만, 내년에는 BTS와 블랙핑크 등 슈퍼 IP(지적재산) 컴백으로 앨범·콘서트 BM이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관세 우려가 산재한 상황에서 엔터 업종이 ‘관세 안전지대’로 주목받은 점도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피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업종은 팬덤(IP)의 우위를 지닌 엔터/콘텐츠 기업”이라며 “팬덤은 관세로 막을 수 없다. 빌보드 차트에서 K팝이 등장하는 것은 이제 놀라운 일이 아니며 음반 수출 시장에서 미국 비중도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도 “미국 제조업을 강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트럼프 전략에는 서비스업이 빠져 있다”며 “즉 고용 창출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은 서비스업은 규제 대상에서 자유로운데, 특히 엔터업은 음원에 관세를 부과할지, 콘서트 티켓에 관세를 부과할지 모호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엔터 업종은 대체 불가한 자산으로 구성돼 있어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이돌 콘서트 티켓이 더 비싸다는 이유로 해당 아이돌 팬이 다른 콘서트를 가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는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주목받는다.
기관은 이달 들어 이 네 엔터 종목에 대해 모두 순매수세를 보였는데 순매수액이 총 2천980억원에 달했다.
엔터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고공행진 중이다.
‘ACE KPOP포커스’ ETF는 이달 들어 20.3% 올랐으며 ‘HANARO Fn K-POP&미디어’와 ‘TIGER 미디어컨텐츠’는 각각 15.3%, 13.4%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BTS 컴백 수혜가 기대되는 하이브를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고 있다.
대신증권을 비롯해 하나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 줄줄이 하이브를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다만 올해 하이브가 ‘어도어 사태’를 겪은 만큼 리스크 최소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남수 연구원은 하이브에 대해 “성장 기대감 극대화와 리스크 최소화가 과제”라며 “어도어 이슈, 게임 퍼블리싱 사업, 위버스 구독 모델 등이 보유한 BM 리스크 최소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mylux@yna.co.kr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