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 위기론 속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소외되고 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에서의 주도권 상실과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 내 입지 약화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달 28일까지 삼성전자를 편출한 ETF는 7개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제외된 ETF에는 △KODEX K-메타버스액티브 △KODEX 모멘텀Plus △KODEX 아시아AI반도체exChina액티브 △TIGER 글로벌AI액티브 등이 포함됐다. 배당성장 ETF인 △KODEX 배당성장 △TIGER 배당성장 △KODEX 배당성장채권혼합에서도 삼성전자는 제외됐다. 이는 한국거래소가 지난 6월 정기변경 심사에서 삼성전자를 코스피 배당성장 50지수 구성 종목에서 제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경쟁사 SK하이닉스는 ETF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 SK하이닉스를 신규 편입한 ETF는 8개에 달했다. ‘ACE Fn5G플러스’,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UNICORN 생성형AI강소기업액티브’ 등이 해당한다. 특히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투자 비중을 기존 삼성전자에서 SK하이닉스로 옮기며 삼성전자의 비중을 18.63%에서 3.21%로 줄이고 SK하이닉스의 비중은 18.95%로 확대했다.
AI 반도체 테마 ETF에서도 삼성전자는 배제되고 있다. 올해 국내 증시에 다수 출시된 AI 관련 ETF는 SK하이닉스 비중을 대폭 늘리며 산업 트렌드에 맞춘 리밸런싱을 단행하고 있다. ‘UNICORN 생성형AI강소기업액티브’는 SK하이닉스를 연초에 편입하지 않았으나 최근 9.33%로 비중을 늘렸다.
자산운용업계는 변화하는 반도체 시장 환경과 수익률 극대화를 위한 전략적인 선택으로 ETF 구성 종목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의 트렌드 변화가 ETF 투자 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에 부응하는 점이 이러한 선택에 힘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