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부근에 포진한 매물 벽에 막혀 고전하고 있지만 공급 측면 데이터는 여전히 상방향 압력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인데스크는 2일(현지 시간) 글래스노드 데이터를 인용, 지난 30일 동안 비유동적 공급은 18만5000 BTC 이상 증가, 1480만 BTC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00만 BTC를 약간 밑도는, 전체 유통 공급량의 75%에 해당하며, 비트코인의 총 발행량이 2100만 BTC로 제한됐음을 고려할 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비유동적 공급’은 장기 보유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활발히 거래되지 않는 비트코인의 양을 가리킨다. 이번 30일간의 증가량 18만5000 BTC는 올해 두 번째로 큰 규모로, 투자자들이 현 단계에서 거래보다 보유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최근 비트코인을 압박한 장기 보유자들의 매도는 점차 끝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1월 26일 이후 장기 보유자들은 비트코인 축적에 나서 보유고를 2000 BTC 이상 추가했다. 이는 장기 보유자들의 이익 실현이 종료되면서 시장에서의 매도 압력을 추가로 제거할 가능성을 암시한다.
11월 초 새로운 강세장이 시작된 이후 거래소로부터의 비트코인 유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의 거래소 잔고가 약 2년간 거의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온 추세를 끝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투자 수요 증가를 가리키는 긍정적 신호다.
하지만, 거래소 잔고 비교 기간을 5년으로 확대하면 거래소 보유고는 270만~330만 BTC 사이의 좁은 범위에 계속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덜 낙관적으로 평가된다. 보다 지속 가능한 강세장이 되기 위해서는 비트코인이 계속 거래소에서 빠져나가면서 레버리지를 많이 이용하는 파생상품으로부터의 수요가 아니라 투자자들의 실제 수요가 시장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비트와이즈 연구 책임자 안드레 드라고쉬는 “비트코인의 비유동적 공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동시에 거래소 보유량은 수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체 공급량의 75%는 비유동적으로 간주되며 거래소에 남아 있는 공급량은 14% 미만”이라며 “비트코인의 공급 희소성은 계속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 시간 2일 오후 1시 46분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9만5818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1.58% 밀렸다. 비트코인은 전날 9만8152 달러에서 고점을 찍고 후퇴했으며 이날 뉴욕 시간대 저점은 9만4482.86 달러로 기록됐다. 비트코인은 11월 22일 9만9655.50 달러의 새로운 사상 최고가를 수립한 뒤 조정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