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24년 대선 캠페인에서 약속했던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 아이디어가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2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 구상은 정부가 금이나 석유를 비축하는 방식과 유사한 개념으로, 국가 차원의 비트코인 비축이 현실화될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비트코인 비축: “단순한 과정”
크라켄(Kraken) 거래소의 기관 부문 글로벌 헤드 팀 오길라이브는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비축을 “기술적으로 간단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권 국가가 비트코인을 구매하고 적격 보관 업체에 보관한다. 이는 금이나 석유 비축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엘살바도르와 부탄은 이미 비트코인을 비축하거나 채굴하면서 비축의 실현 가능성을 증명했다. 엘살바도르는 2021년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후 현재 약 5942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부탄은 약 1만2206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잠재적 장점과 문제점
비트코인 비축의 장점으로는 △경제적 안정성 강화 △금융 독립성 확보 △비트코인의 장기적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신뢰 제고 등이 언급된다. 오길라이브는 “비트코인 비축은 비트코인을 최상의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단점도 지적된다. △시장 변동성으로 인한 가치 손실 △보안 위협(해킹 및 키 분실) △정부 소유 비중이 커질 경우의 집중화 문제가 대표적이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 조작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팀 크래들 인스타레일즈(Instarails)의 최고 준법책임자(CCO)는 “정부가 비트코인을 비축하면 비트코인 가격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과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석유 가격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전략적 석유 비축을 결정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비슷한 방식으로 비트코인 가격을 조작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부 비축, 현실성은 낮아
크래들은 미국 정부가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을 실행할 가능성을 낮게 보았다. 그는 명확한 정책적 동기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최선의 시나리오로는 비트코인 비축의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한 행정명령과 연말까지의 최종 보고서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비트코인을 비축하기 위해 압수한 자산을 활용할 경우 정부가 암호화폐 압수에 더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을 경고했다.
암호화폐 시장에 미칠 영향
비트코인 비축 아이디어는 미국 및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논의다. 이 전략이 실행된다면 △시장 신뢰 강화 △국제적 암호화폐 채택 촉진 △전통 금융 체제와의 융합 가속화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현실화 여부는 정책적 명확성, 시장 참여자들의 반응, 그리고 비트코인의 변동성 관리 능력에 달려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 아이디어를 어떻게 발전시킬지, 암호화폐 업계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