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발표…바이든·트럼프 일관된 기조
“中 AI 굴기 위기” vs “산업 영향 제한적, 기술자립도 늘 것”
[블록미디어] 임기가 한 달 반 남은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인공지능(AI) 핵심 부품의 대중국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으며, 이에 따른 양국 간 갈등과 산업적 영향이 주목된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2일(현지시간) △중국의 군사용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 제한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수출통제 방안을 공개했다. 이번 조치에는 고성능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포함됐다. HBM은 인공지능 가속기 등 첨단 기술의 핵심 부품으로, 이달 31일부터 수출통제 대상이 된다.
이번 제재는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이라도 미국 기술이나 소프트웨어가 사용되었다면 수출을 제한하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강도 높은 규제라는 평가다.
중국 상무부는 이에 대해 “미국이 국가안보를 구실로 수출 통제를 남용하고 있다”며 “필요한 조치를 통해 정당한 권익을 지킬 것”이라고 반발했다.
#중국의 대응과 전망
이번 제재 대상에는 △반도체 제조업체 △설비업체 △전자 설계 자동화 업체 △반도체 투자 회사 등 140개 기업이 포함됐다. 이 중에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의 주요 협력업체도 포함돼 제재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중국 증권사 중신증권은 “시장은 이번 제재를 이미 예상했으며, 관련 기업들도 대비하고 있었다”며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제재가 중국의 AI 기술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오히려 기술 자립도를 강화할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중신증권은 “중국은 자체 기술 개발과 국산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며 향후 반도체 산업 전반에서 자립도를 높이는 전략을 강조했다.
#제재의 모순과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영향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제재가 비일관적이라는 지적을 제기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그레고리 앨런은 “HBM 수출은 금지하면서도 HBM 생산 장비 판매는 허용하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반도체 산업 성장 둔화가 중국의 기술 자립도 확보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만약 기술 자립 이전에 경쟁력을 상실한다면,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장기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계속되는 미국의 대중국 제재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엔비디아의 A100 및 H100 그래픽처리장치(GPU)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관련 서비스와 부품 등의 대중국 수출을 이미 제한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이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강도 높은 통제로 평가된다.
이번 제재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작된 ‘중국 때리기’ 전략을 바이든 행정부가 이어받은 것으로, 차기 행정부에서도 이러한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양국 간 긴장과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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