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제인 기자] 한국은행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단기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즉각적인 해제가 금융시장에 미칠 불안을 줄이기 위해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에 돌입한 것이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우려도 크다. 그러나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번 사태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4일 오전 긴급 임시 회의를 열고 △비정례 RP 매입 △국고채 단순매입 △통안증권 환매 등의 시장 안정화 조치를 의결했다. 한은은 계엄 선포와 해제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진 만큼, 기존 정례 방식 외에도 유동성을 신속히 공급하기 위해 비정례 RP 매입에 나섰다.
비정례 RP 매입은 금융기관이 보유한 다양한 채권을 한은에 담보로 맡기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식이다. 한은은 매입 대상 증권 범위를 △산업금융채 △중소기업금융채 △수출입금융채 △특수채 △농업금융채 △수산금융채 △금융채 등으로 확대하며 금융기관의 자금 확보를 도왔다. 또한, RP 매매 대상 기관을 국내외 은행과 증권사 전반으로 확대해 유동성 공급 창구를 넓혔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 불안을 줄이기 위해 즉각적인 유동성 공급 조치가 필요했다”며 “필요 시 추가 조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 신용등급에는 영향 없어… “한국 제도적 기반 탄탄”
국제 신용평가사 S&P는 비상계엄 사태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S&P의 킴엥 탄 전무는 이날 서울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계엄이 몇 시간 만에 해제됐고 한국의 제도적 안정성이 높다”며 현 신용등급(장기 기준 ‘AA’)을 유지할 이유를 강조했다.
루이 커쉬 전무도 “한국의 이번 사태는 경제·금융 정책 기조에 대한 심각한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며 “불확실성은 항상 부정적이지만, 이번 경우 경제 기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도 한국은 문제 해결 역량이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금융시장 안정에 촉각
한국은행의 시장 안정화 조치와 S&P의 긍정적 평가로 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정치적 혼란에서 비롯된 경제적 신뢰 손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시장의 긴장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주식시장은 2% 대의 급락세를 나타냈고, 달러/원 환율도 1450원 대로 올라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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