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오후 10시28분 비상 계엄을 선포한 직후 국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된 디지털자산 가격이 일순간 출렁였다. 계엄이 선포되자 국내 투자자들은 보유한 디지털자산을 원화로 바꾸기 위해 업비트와 빗썸으로 몰렸고 패닉셀을 만들어냈다. 비트코인(BTC) 조차도 계엄 선포 이후 30분 만에 업비트에서 8800만원까지 떨어졌고 당시 바이낸스와 가격 차이가 30% 넘게 벌어졌다.
해외 거래소와 큰 가격 차이를 보이자 이를 메우기 위한 매수 움직임이 나타났지만 업비트와 빗썸은 순간 몰리는 트래픽을 견디지 못하며 장애를 일으켰다. 이처럼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이 혼란을 겪는 가운데 달러와 일대일로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USDT도 순간 큰 하락을 보였다. 지난 3일 오후 10시57분 업비트에서 USDT 가격이 약 25% 급락해 1041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USDT는 빠르게 가격을 회복했지만 실제 달러 환율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지난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402.9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한 원·달러 환율은 계엄 선포 후 오후 10시53분 1430원까지 급등했다. 환율이 1430원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22년 10월 26일 이후 처음이다. 이는 국내 시장의 불안감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보여줬다. 이처럼 환율은 급격히 상승했지만 USDT는 순간적으로 폭락하며 같은 1달러임에도 원화로 환산된 구매 가격에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조윤성 타이거리서치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 신뢰 문제보다는 디지털자산 시장과 연동된 위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은 기관이 아닌 개인 투자자가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시장 상황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이에 가격 변동성도 해외 거래소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조윤성 연구원은 이처럼 특수한 국내 시장 환경에 계엄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이 결합되며 비정상적인 가격 변동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불안감이 커진 국내 투자자들은 디지털자산을 전량 매도하고 원화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이와 동시에 일부 투자자들은 시세 차익을 노리고 해외 거래소에 보유한 USDT를 입금해 매도한 뒤, 가격 하락 폭이 큰 코인을 매수하려는 전략을 취했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USDT에 매도세가 몰렸고, 결과적으로 정상적인 시장 상황에서는 보기 힘든 급격한 변동이 발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해외와 단절된 국내 시장 환경에서 USDT 같은 스테이블코인도 달러가 아닌 다른 디지털자산 가격에 연동돼 움직이는 것 같다”며 “이들은 원·달러 환율에 반응하기보다 다른 디지털자산 가격에 반응하며 비트코인 등에서 나타나는 김치 프리미엄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이 업비트와 해외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가격 차이를 보이는 것처럼, USDT도 실제 달러 환율과 가격 차이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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