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국제결제은행(BIS)의 오스틴 카르스텐 사무총장이 중앙은행들은 디지털 화폐 발행을 고려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또다시 경고했다고 코인데스크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르스텐 사무총장은 지난 22일 아일랜드 중앙은행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CBDC) 발행과 관련, 중앙은행들은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할만한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CBDC 발행과 같은 움직임은 금융 안정과 통화시스템 모두에 근본적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카르스텐은 현재의 통화 시스템은 고객을 상대하는 은행 시스템과 중앙은행의 2단 구조로 구성돼 있으며 두 가지가 함께 작동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CBDC를 발행하게 되면 예금과 대출 비즈니스가 상업은행으로부터 중앙은행으로 이관돼 통화 시스템이 단일 구조로 바뀌게 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카르스텐은 이어 “역사를 돌아보면 중앙은행이 모든 것을 처리했던 단일 구조 시스템 사례가 있었다”면서 베를린장벽 붕괴 이전 사회주의경제를 예로 들었다. 그는 사회주의 경제 시절 “중앙은행들은 상업은행을 겸했었다”면서 그런 시스템을 고객들에 보다 잘 봉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유지시켜 나갈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카르스텐은 ‘돈과 결제의 미래’라는 이날 연설에서 CBDC는 통화정책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하며 CBDC는 “기본통화 수요와 기본통화의 구성을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대부분의 국가에서 아직 현금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CBDC의 형태로 현금을 대체할 통화를 만들어야 할 “긴급성”은 없다면서 디지털 통화의 기술 역시 아직은 “폭넓게 볼 때 검증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BIS의 카르스텐 총재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암호화폐에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7월 암호화폐는 거품, 폰지사기, 그리고 환경 참사를 가리킨다면서 암호화폐의 결말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작년 2월 암호화폐들은 금융시스템의 기생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BIS 산하 기구인 바젤위원회도 최근 암호화폐 성장은 은행과 글로벌 금융안정에 여러 위협을 제기한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미지 출처: BIS 웹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