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매물 벽에 막혀 주춤하고 있지만 느슨한 금융 상황이 비트코인의 상승 추세 지속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코인데스크가 4일(현지 시간) 전망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국가금융상황지수(NFCI)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금융 상황은 3년 만에 가장 느슨한 상태다. 이 주간 지수는 레버리지, 채권 및 주식 시장, 전통 은행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출되며 위험, 신용, 레버리지 등 3개 분야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11월 22일로 끝난 한 주 동안 NFCI는 -0.64로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가 남아 있던 2021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 지수가 음수인 경우, 금융 조건이 평균보다 느슨하고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반대로 양수는 평균보다 긴축적인 금융 상태를 나타내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와 같이 자본 확보가 어려운 시기에 나타난다.
코인데스크는 NFCI의 비교 기간을 더 확대해 보더라도 현재의 금융 상태는 1971년 데이터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느슨한 시기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연간 2.6%를 기록, 연방준비제도(연준)의 2% 목표치를 2021년 2월 이후 지속적으로 초과하고 있고 현재 금리가 4.50% ~ 4.75%로 높은 수준임에도 투자자들의 위험 자산 선호를 억제하는 데 크게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된다.
예를 들어, 제로헤지 데이터에 의하면 S&P 500은 올해 들어 28%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55회 갈아치웠다. 비트코인은 118% 급등했고,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시가총액은 두 배 이상 증가해 3조5000억 달러에 도달했다.
위험 자산은 일반적으로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를 측정하는 달러지수(DXY)와 역상관관계를 나타낸다. 보통 지수가 100을 넘으면 강세로 간주되는데,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106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주목할 현상이다.
금융 상황이 느슨하고 미국의 총 부채가 사상 최고치인 36조1700억 달러에 도달한 가운데, 비트코인은 유동성을 흡수하며 강한 달러 속에서도 번영을 누리는 것 같다고 코인데스크는 분석했다.
뉴욕 시간 4일 오전 10시 10분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9만6220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0.48%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전일 뉴욕 시간대 9만3629.56 달러 저점을 찍고 반등했다. 비트코인은 11월 22일 9만9655.50 달러의 새로운 사상 최고가를 수립한 뒤 조정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