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XRP의 최근 가파른 랠리에 한국 투자자들의 기여가 가장 컸지만 미국 투자자들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밝혀졌다.
코인데스크는 4일(현지 시간) XRP가 지난 30일간 400% 이상 급등해 2.60 달러에 도달한 데에는 한국 투자자들의 역할 이외에 나스닥 상장 거래소 코인베이스를 통한 미국 투자자들의 활발한 참여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지난 30일 동안 코인베이스의 XRP/USD 거래 쌍은 바이낸스의 XRP/USDT 거래 쌍보다 지속적으로 높은 가격을 나타냈다. 분 단위 기준으로,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은 3%에서 13%를 기록했다.
크립토퀀트의 CEO 주기영은 이를 두고 코인베이스에서 고래(대규모 투자자)들의 활동이 활발하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한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XRP의 큰 프리미엄이 관찰되지 않았다.
트럼프 트레이드가 코인베이스 XRP 프리미엄 견인
코인베이스에서의 XRP 프리미엄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에 따른 암호화폐 수용 확대 기대감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FRNT 파이낸셜은 화요일 뉴스레터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를 ‘정부 장벽이 줄어든 암호화폐의 새로운 시대’로 묘사했다. XRP 지지자들에 따르면, ‘소송의 평화적 해결’ 하에 XRP는 주요 금융기관들이 외환 거래의 ‘브리지 통화’로 사용하기 더 쉬워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FRNT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친화적인 입장이 XRP가 외환 결제에서 국제 자본 흐름의 ‘브리지 통화’로 널리 사용될 것이라는 전망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인베이스, 거래량에서는 뒤처져
거래량 추세는 XRP 시장에서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에서 XRP/KRW 거래 쌍은 지난 24시간 동안 76억3000만 달러의 거래량을 기록해 전체 거래량의 26%를 차지했다.
반면 코인베이스의 XRP/USD 거래 쌍은 지난 24시간 동안 약 17억 달러로 전체 거래량 98억9000만 달러의 17%를 차지했다. 이는 코인베이스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쌍이다. BTC/USD 거래 쌍은 15억9000만 달러로 두 번째로 높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해외 XRP 시장의 규모가 더 큰 이유
XRP의 전체 거래에서 해외 시장 비중이 더 큰 이유는 XRP가 오랫동안 미국 내 거래에서 제외됐었기 때문이다. 리플은 XRP를 기관 및 개인 투자자에게 발행하면서 증권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 법적 분쟁을 벌였고, 이로 인해 XRP는 미국 거래소에서 거래가 중단됐다.
그러나 올해 초 이 법적 분쟁이 리플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되면서 코인베이스를 포함한 여러 거래소가 XRP를 재상장했다.
XRP는 뉴욕 시간 4일 오후 1시 53분 코인마켓캡에서 2.44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4.31% 하락했다. XRP의 이날 뉴욕 시간대 저점은 2.34 달러로 기록됐다. XRP는 한 달 전 약 0.50 달러에서 현재 수준으로 급등했지만 2018년 1월 4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3.84 달러와 비교하면 거의 37%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