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비트코인(BTC)이 5일(현지시간) 사상 처음 10만 달러를 돌파하며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하지만 XRP는 급락하며 주요 암호화폐 중 최악의 성과를 기록했다. 코인마켓캡에서 뉴욕시간 오전 XRP는 24시간 전보다 7.39% 하락한 2.38 달러에 거래됐다.
크립토글로브는 시장 전반의 강한 상승세와 반대로 XRP 가격이 급락 중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시장의 관심 이동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넘어선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폴 앳킨스를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지명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암호화폐 규제의 명확성이 확보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에 자금이 집중됐다.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의 거래량은 108.84% 증가했고, 이더리움은 63.30% 늘었다. 반면 XRP의 거래량은 34.5% 감소하며 거래 활동이 크게 줄었다. 이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집중하면서 XRP와 같은 알트코인들이 상대적으로 외면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규모 청산과 이익 실현
XRP의 급락은 레버리지 청산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XRP 관련 포지션 중 5592만 달러 규모가 청산됐으며, 이 중 3945만 달러는 롱 포지션이었다. 이는 많은 투자자들이 XRP의 11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 기대하며 과도하게 레버리지를 사용했음을 의미한다.
XRP는 11월 한 달 동안 65.6% 급등하며 강력한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급등은 이익 실현의 기회를 제공했고, 최근 XRP가 2.80달러 근처에 도달하자 일부 투자자들이 수익을 실현하며 매도세가 강해졌다. 지난 24시간 동안 XRP의 미결제약정은 4.25% 감소하며 새로운 포지션보다 기존 포지션 청산이 더 많았다.
투자자들의 신중함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 암호화폐 성향 SEC 위원장 지명 소식은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XRP 투자자들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리플(Ripple)과 SEC 간의 법적 분쟁이 지속되고 있어, 새로운 SEC 의장 아래에서도 신속한 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출시 예정으로 기대를 모았던 리플의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RLUSD가 규제 문제로 승인이 지연되는 것 또한 XRP 투자자들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XRP는 리플의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확장과 같은 긍정적인 소식에도 불구하고, 규제 리스크와 단기 차익 실현 매도세에 직면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XRP의 향후 가격 회복은 법적 불확실성 해소와 시장의 관심 재집중 여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