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제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비서방 신흥국 연합체 브릭스(BRICS)를 겨냥해 “달러 패권에 도전하면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발언이 오히려 탈달러 움직임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트루스소셜에 “브릭스 국가들이 달러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하는데, 미국은 이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브릭스가 자체 통화든 기존 통화든 달러 패권에 도전하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브릭스가 국제 교역에서 달러의 대안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이 발언이 달러 우위를 지키기 위한 의도였으나, 시장에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브릭스가 자체 통화를 만들 가능성은 낮지만, 미국의 관세·제재가 공격적으로 사용되면 다른 국가들이 달러의 대안을 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관세와 제재, 달러 의존도 낮추는 계기 될 가능성
트럼프 당선인의 경고는 미국의 무역 적자 축소와 달러 지배력 유지를 목표로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중국 등 국가들이 자국 통화를 약세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시장 접근성이 줄어들며 무역 결제 시 달러 의존도를 줄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중국 담당 책임자를 지낸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브릭스 통화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관세 보복을 예고하는 것은 미국이 달러를 지정학적·경제적 무기로 삼고 있다는 인식을 강화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로 인해 다른 나라들이 국제 결제 수단과 외환 보유고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의 부채 증가와 지정학적 긴장 등으로 달러 지배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은 2000년 70%에서 현재 59%로 줄어들었다. 미 재무부 자료에서도 일본과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규모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브릭스 내 통화 통합, 현실적 한계도
미국의 제재에 대응해 브릭스 국가들은 △금 보유 확대 △자체 금융 시스템 도입 △위안화 국제화 등을 추진 중이다. 브라질은 브릭스 회원국 간 무역을 위해 달러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NYT는 브릭스 내 통화 통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인도 간 긴장, 브릭스 회원국 간 경제적 통합의 복잡성 등이 주요 요인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들은 브릭스 회원국 간 만들어진 통화의 환전이 수출업체들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달러의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지만, 이를 실행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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