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립토 카드는 가상자산을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이다. 이들은 직불 카드와 신용 카드 형태로 제공되며, 기존 결제 인프라를 활용해 규제 환경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 직불 카드는 사용자가 예치한 가상자산을 실시간으로 법정화폐로 환전해 결제한다. 신용 카드는 가상자산을 담보로 한도를 설정해 대출 형태로 결제를 지원한다. 이로써 가상자산을 매도하지 않고도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 하지만 크립토 카드는 탈중앙화와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여전히 한계를 갖고 있다. 또한 비즈니스 모델의 지속가능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금융 서비스와의 결합을 통해 가상자산 산업의 대중화와 실생활 활용도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1. 들어가며
가상자산은 새로운 가치 저장(Store of Value) 수단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가치 교환(Medium of Exchange) 수단으로서의 활용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가상자산을 활용한 거래는 복잡한 전송 과정, 오입금 위험, 긴 처리 시간 등의 제약이 있으며, 판매자들은 별도의 결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운영상의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상자산 기반 카드(Crypto-backed Card, 이하 크립토 카드)’가 주목을 받고 있다. 크립토 카드는 기존 결제 인프라를 활용해 가상자산의 가치 교환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극대화하고,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친숙하고 접근성 높은 결제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본 리포트에서는 크립토 카드의 현황을 분석하고 향후 전망을 살펴보고자 한다.
2. 크립토 카드란 무엇인가?
크립토 카드는 가상자산을 활용해 상품이나 서비스 구매 대금을 지불할 수 있는 물리적 또는 디지털 카드다. 크립토 카드를 통한 결제는 소비자의 가상자산을 법정화폐로 환전하는 오프램프(Off Ramp) 과정을 거쳐 판매자에게 최종적으로 법정화폐로 지급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용자는 먼저 크립토 카드와 연결된 지갑에 가상자산을 예치한다. 이후 크립토 카드를 통해 결제를 진행하면, 크립토 카드 서비스 제공자가 사용자의 가상자산을 거래소나 중개업체(ex. Triple-A)를 통해 가상자산을 법정화폐로 환전한다. 이렇게 환전된 법정화폐는 비자(VISA)나 마스터카드(MasterCard)와 같은 기존 카드 네트워크를 통해 판매자에게 최종 정산된다. 이는 단순히 기존 카드 결제 과정에 가상자산의 오프램프 절차가 추가된 형태로 볼 수 있다.
3. 주요 크립토 카드 현황
크립토 카드는 전통 금융의 카드 서비스와 유사하게 직불(Debit) 카드와 신용(Credit) 카드로 구분된다. 다음으로 각 카드 유형의 특징, 그리고 유형별 주요 크립토 카드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3.1. 크립토 기반 직불 카드
직불 카드는 거래 발생 시 결제 금액이 즉시 청구되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크립토 카드와 연결된 지갑에 가상자산을 예치해 두고, 거래 시 해당 금액이 실시간으로 지갑에서 차감된다. 전통적인 직불 카드와 마찬가지로 예치된 자산 내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직불 카드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마다 가상자산의 오프램프 방식과 시점에 차이가 있다. 사이퍼(Cypher)는 비수탁형(Non-custodial) 지갑 서비스 개발사로, 직불 카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사용자는 사이퍼 지갑에 보유한 가상자산을 직접 오프램프해 직불 카드의 잔액을 충전하고, 충전된 금액 내에서 실생활 결제를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슬래시 비전 랩스(Slash Vision Labs)의 슬래시 카드(Slash Card), 그리고 카스트(Kast)는 사용자가 보유한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해 실생활에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이퍼와 달리, 두 서비스는 크립토 카드와 연결된 지갑에 보유한 스테이블 코인을 자동화된 내부 처리 과정을 통해 오프램프한다. 이 과정은 거래소나 중개업체를 통해 이루어지며, 환전된 법정화폐는 기존 카드 결제 시스템과 동일하게 정산되어 판매자에게 지급되는 구조이다.
3.2. 크립토 기반 신용 카드
신용카드는 결제금액이 즉시 청구되지 않고 일정 기간 후 청구되는 방식이다. 크립토 신용카드는 독특하게 신용 대신 예치된 가상자산을 담보로 활용한다. 이는 담보 대출과 유사한 구조로, 결제금액은 즉시 차감되지 않고 각 서비스의 대출 상환 방식에 따라 정산된다.
크립토 기반 신용 카드의 대표적인 사례로 네소(Nexo) 카드와 출시 예정인 아발란체(Avalanche) 카드를 들 수 있다. 이들 서비스는 직불 카드 기능뿐만 아니라, 가상자산을 매도하지 않고 담보로 활용해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용 카드 기능도 제공한다.
네소 카드의 경우 보유한 가상자산의 LTV(Loan-to-Value) 비율에 따라 한도를 설정하고, 해당 한도 내에서 결제를 지원한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의 LTV가 50%이고 지갑 내 비트코인의 보유 가치가 $100K라고 가정하면, 사용자는 보유한 비트코인을 담보로 최대 $50K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가상자산을 매도하지 않고도 유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발란체 카드도 네소 카드와 유사한 구조를 가진 것으로 확인된다. 공개된 바에 따르면, 아발란체 카드를 통해 USDC 스테이블 코인, 그리고 sAVAX와 같은 스테이킹된 자산을 담보로 결제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스테이킹을 통한 보상을 유지하면서도 자산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어 재정적 유연성이 향상된다.
4. 크립토 카드의 역할과 의의
크립토 카드는 웹2와 웹3 산업을 연결하는 웹2.5 기술로,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여 가상자산의 실질적인 활용성을 높이는 데 큰 의의가 있다. 특히, 기존 결제 인프라를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가상자산을 지급결제 수단으로 인정하지 않는 국가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한국과 베트남 같은 국가에서는 가상자산을 지급결제 수단으로 인정하지 않아 직접적인 활용이 제한된다. 하지만 크립토 카드는 사용자가 가상자산으로 결제하더라도 실제 정산은 법정화폐로 이루어지고, 기존 카드 결제 시스템을 통해 처리되기 때문에 사용이 가능하다. 이러한 구조는 가상자산의 실질적인 활용 가능성을 높이고, 기존 금융 시스템과 규제 틀 안에서 합법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의미가 있다.
5. 크립토 카드의 도전 과제
크립토 카드는 기존 인프라와 결합해 가상자산의 활용성을 높이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가장 큰 한계는 크립토 카드가 기존 결제 방식과 마찬가지로 중간자의 개입과 중앙화된 구조를 따른다는 점이다. 이는 탈중앙화의 가치를 약화시키며, 구조적 문제로 인해 비용 효율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웹3 기술의 핵심은 중간 단계를 최소화해 거래 비용을 낮추는 데 있다. 하지만 크립토 카드는 결제 과정에서 오프램프 환전 비용, 가스비, 결제 네트워크 수수료 등이 발생해 이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거래 비용을 최적화하고, 탈중앙화의 가치를 강화할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크립토 카드는 비즈니스 모델로서 한계가 있다. 기존 카드 산업처럼 가입 비용이나 결제 수수료만으로는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크립토 카드는 단순 결제를 넘어 담보 기반 대출, 스테이킹 등 다양한 금융 상품과 결합해 지속 가능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산 담보 기반 대출을 넘어 온체인 활동을 활용한 신용 평가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담보가 아닌 평판 기반 신용 거래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금융 포용성을 확대하는 동시에 더 많은 사용자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6. 마치며
크립토 카드는 가상자산의 활용성과 접근성을 높이며, 가치 교환 수단으로서의 가능성을 현실화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규제 환경에서도 간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되지만, 탈중앙화와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크립토 카드는 가상자산 결제의 실용화를 위한 첫걸음이자, 가상자산 산업 대중화를 위한 중요한 기반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크립토 카드는 단순한 결제 인프라를 넘어 스테이킹, 담보 기반 대출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와 결합해 독창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를 통해 크립토 카드는 기존 카드사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동시에 가상자산의 실생활 활용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산업 내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재정의할 가능성을 보여주어 귀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 글은 블록미디어의 파트너사 글로벌 웹3 전문 리서치 기관 <타이거리서치>의 ‘가상자산 활용 결제의 대중화, 크립토 카드’ 전문입니다. 해당 보고서는 <타이거리서치> 공식 사이트에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