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국내에서 하루 7조원 넘게 거래되는 리플의 상승세가 전고점을 앞두고 꺾였다. 거래량 대부분이 나오는 한국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 등이 반영된 여파로 풀이된다. 차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 친(親)가상자산 인물이 지명된 사실이 반등을 견인할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리플은 전날 오후 7시 기준 3178원을 기록했다. 지난 3일 올해 처음으로 4000원대를 돌파한 뒤 사흘 연속 20% 급락한 수치다.
결정적 악재들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대표적이다. 당시 리플은 비트코인과 함께 계엄 여파로 순식간에 30% 넘게 폭락했다. 리플이 업계 1·2위 업비트와 빗썸 등에서 하루에 수조원 넘게 거래되는 만큼 국내 악재가 직격탄이 된 셈이다.
이후 몇 시간 만에 원래 가격대를 회복했지만, 이전과 같은 흐름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계엄 선포 직전 리플은 3주 연속 랠리를 지속하며 4012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 1월 기록한 원화 전고점인 4750원과 15% 차이다. 리플이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당선 전까지 동전주(1000원 미만인 종목)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 상승 흐름이다.
여진이 계속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한국 시장이 전세계 리플 거래량 1위를 차지하는 만큼 정치적 불안정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반등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지난 3일(현지시간) “한국 정부 비상계엄 선포에 리플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했다”며 “통상 가상자산 업계는 한국 트레이더들이 주로 랠리를 주도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이 반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기대도 맞선다. 트럼프가 차기 인사에 친(親) 가상자산 인물을 대거 지명하면서다. 특히 그간 리플에 우호적 입장을 보여온 인물이 포함되면서 소송 종결 가능성도 커졌다. 국내 악재를 누를 만한 글로벌 대형 호재인 셈이다.
우선 차기 SEC 위원장 자리다. 내년 1월 사임이 예정된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리플과의 소송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를 대신하는 인물은 친가상자산 성향을 보였던 폴 앳킨스이다.
다음으로 ‘AI·가상자산 차르’로 지명된 데이비드 삭스다. 그는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출신으로, 리플을 지지했던 인물로 유명하다. 앞서 삭스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리플이 증권이 아니다’라고 본 아날리사 토레스 판사의 판결을 지지한 바 있다.
리플 측도 트럼프 2기 인사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탁월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스튜어트 알데로티 리플 최고법률책임자(CLO)도 지난 5일(현지시간) X를 통해 “차기 SEC 위원장직을 수락한 폴 앳킨스과 친가상자산 성향의 마크 우예다·헤스터 피어스 SEC 위원의 삼두정치는 SEC 상식을 되살릴 뿐 아니라 투자자 보호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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