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은 3일 계엄령 사태 이후 큰 변동 없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계엄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시장의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오전 8시58분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52%(210만7000원) 오른 1억4106만7000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데이터 플랫폼 코인마켓캡에서는 1.18% 상승한 10만1062달러를 기록했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은 약 3044만달러(약 434억원)가 청산됐으며 그중 숏(매도) 포지션이 약 57%를 차지했다. 비트코인을 포함해 주요 가상자산으로 구성된 코인데스크20 지수는 0.25%로 소폭 상승했다.
지난 3일 비상 계엄령 이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된 코인들의 가격이 일순간 폭락했지만 이후 빠르게 가격 회복을 보이며 안정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7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부결됐지만 가상자산 시장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여전히 해외 비트코인 가격이 국내보다 비싼 ‘역프리미엄’이 발생돼 약 2.14%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탄핵 국면이 장기화돼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 경우 다시 한번 국내 투자자들이 패닉셀이 나타날 수 있다. 탄핵 부결 소식에 뉴욕타임스는 탄핵 회피를 위한 대통령과 여당의 막판 합의가 더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타이거리서치도 지난 4일 ‘계엄령 사태로 인한 한국 가상자산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국내 거래소의 시스템 마비와 역김치프리미엄 등 가격 불안정성으로 인해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와 탈중앙화금융(디파이・DeFi)을 더 활발히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엄격한 규제 환경으로 인해 역프가 지속되면서 해외 시장과의 가격 괴리가 심화됐다”며 “결국 바이낸스나 코인베이스 등과 같은 글로벌 거래소들이 제공하는 안정적인 거래 환경과 다양한 금융 상품은 한국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가상자산시장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Fear&Greed) 지수는 이날 78점(극심한 탐욕)으로 전날(79) 대비 소폭 하락했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강하고, 100에 가까울 수록 매수 경향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