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미국의 금융시장 지배력이 극단적인 수준에 도달하며 거대한 버블을 형성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록펠러 인터내셔널 의장 루치르 샤르마는 미국 금융시장의 글로벌 지배력이 극단적 수준에 도달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를 “거대한 버블”의 징후로 해석하며, 투자자들이 미국에 과도하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샤르마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에서 “시장 내 ‘아메리칸 이례주의’에 대한 경외심이 지나친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저서 What Went Wrong With Capitalism에서 이러한 현상을 더 자세히 분석하기도 했다.
# 미국 시장, 세계 자금 빨아들이는 중심지로
그는 1980년대 30%였던 미국 기업의 글로벌 주요 주가지수 내 비중이 현재 70%까지 상승한 반면, 미국 경제가 글로벌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샤르마는 미국의 성장과 기업 수익성이 다른 나라보다 강력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는 시장의 과도한 이상 현상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특히 AI 붐으로 소수의 기술주가 급등한 영향을 제외하더라도, 시장 지표는 비정상적인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시장의 강세가 단순한 기술주 상승을 넘어 다른 국가와의 격차를 지나치게 벌리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가 아닌 시가총액으로 가중치를 조정한 지수에서도 2009년 이후 미국 시장이 세계 평균 대비 4배 이상의 성과를 보였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는 단순한 시가총액 기반 평가를 넘어서는 현상으로, 미국 시장의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준다.
이러한 우위는 주식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2024년 한 해 동안 미국 채권 시장에는 외국 자본 1조 달러가 유입됐다. 이는 유로존 채권 시장이 유치한 금액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과거에는 미국 시장이 상승하면 다른 시장도 함께 올랐다”며 “오늘날 미국 시장의 호황은 오히려 다른 시장에서 자금을 빨아들이는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샤르마는 이러한 시장 심리가 실제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소규모 시장을 떠나면서 △통화 약세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경제 성장 둔화 등이 발생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는 해당 국가의 경제 기반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는 “기술, AI, 성장 및 모멘텀 투자 전략의 버블에 대한 논의가 미국 시장의 ‘모든 버블’을 가리고 있다”며 “미국은 전례 없는 과도한 소유와 과대평가 상태에 있다”고 주장했다.
# 전문가들의 경고 잇달아
이와 같은 경고는 알리안츠 수석 경제 고문 모하메드 엘 에리언의 발언과도 맥을 같이한다. 그는 미국으로 자본이 대거 유입되는 상황을 두고 “거대한 빨아들이는 소리”라고 표현하며, 미국의 글로벌 시스템 지배력이 단기적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헤지펀드 유니버사 인베스트먼트의 공동창립자 마크 스피츠나겔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신용 버블”이 터질 준비가 됐다며, 시장이 이미 위험 단계에 진입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9월 시장이 이미 ‘블랙 스완’ 상태에 진입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 ‘블랙스완’ 경고에도 낙관론 지속
전문가들의 경고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월스트리트는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S&P 500 지수가 2025년 말까지 6666포인트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약 8% 상승에 해당한다. CFRA는 6585포인트를 목표로 설정했으며, 시장 분석가 에드 야데니는 7000포인트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경제 호조와 투자 집중 현상은 글로벌 시장에 양날의 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시장의 이익 확대가 기대되지만, 장기적으로는 다른 국가들의 경제적 취약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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