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제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표결되지 못하고 폐기된 후 첫 거래일인 9일,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원/달러 환율은 1,430원을 넘어섰고, 국내 주식시장은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며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탄핵안 표결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무산되면서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정치적 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로 인해 원화 가치는 하락하고,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8원 오른 1,426.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오전 장중 한때 1,431.2원까지 상승하며 시장의 불안을 드러냈다. 이는 3일 비상계엄 선포와 7일 탄핵안 무산이 겹치며 불확실성이 고조된 결과로 풀이된다.
같은 날 NH투자증권은 환율 상단을 1,450원으로 유지하되, 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을 고려해 환율 상승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장기적으로는 환율이 1,300원대 초중반에서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 국내 증시, 연저점 경신… 외국인과 기관은 순매수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79포인트(1.47%) 하락한 2,392.37로 개장했으며, 장중 2,374.07까지 하락해 1년 1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는 이날 3683억 원 순매도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2억 원과 3281억 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도 11.98포인트(1.81%) 하락 출발 후 낙폭을 확대하며 장중 635.98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5월 이후 약 4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탄핵안 무산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연장됐다”며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정부, 안정 방안 추진한다지만 시장 불안은 여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에서 “가용한 모든 시장 안정 조치를 즉각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증시 안정 펀드 자금을 순차적으로 투입하며, 외화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도 검토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의 회의에서 금융 자회사들의 유동성과 건전성을 점검하며 자금 운용의 철저를 주문했다. 그는 “외국계 금융사 및 투자자와의 소통을 통해 한국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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