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수 조 달러의 시가총액을 자랑하면서도 오랜 기간 “휴면” 상태로 간주됐던 비트코인이 BTCFi 생태계를 통해 가치를 크게 확대하고 있다. BTCFi는 비트코인을 단순한 가치 저장 수단에서 벗어나 탈중앙 금융(DeFi) 생태계와 통합하는 혁신적인 개념이다.
이를 통해 △스테이킹 △대출 △유동성 공급 △파생상품 활용 등 다양한 수익 창출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는 비트코인을 디파이 생태계로 확장해 금융 가치를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디지털금이라는 기존 서사를 넘어서는 변화의 시작을 보여준다.
# 급성장하는 비트코인 디파이
디파이 분석 플랫폼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총 예치 자산(TVL)이 최근 1개월 동안 52.21% 증가해 약 42억5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더리움, 솔라나, 트론, BNB 체인 등의 TVL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거나 소폭 감소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는 BTCFi 프로젝트에 대한 시장 신뢰와 관심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바빌론(Babylon)은 출시 1년 이내에 TVL 30억 달러를 달성하며 BTCFi 생태계의 성장 동력을 입증했다. 데이터 플랫폼 크립토컴페어(CryptoCompare)와 코인게코(CoinGecko)는 2030년까지 이 시장이 1조2000억 달러(약 1580조 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BTCFi 확장 이끄는 핵심 프로젝트
빠른 속도로 확장해가는 비트코인 금융 생태계의 핵심 매커니즘은 크게 다섯 가지다. 대출, 스테이블코인, 스테이킹 및 리스테이킹, 그리고 기존 금융과의 결합이다.
1. 대출(Lending) 프로토콜
비트코인 기반 대출 프로토콜은 전통적인 주택담보대출과 유사하다. 플랫폼은 담보비율을 설정해 대출 한도를 제한한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 가치가 1만 달러일 때, 담보비율이 50%라면 대출 가능한 금액은 최대 5000달러다. 대출자가 상환을 실패할 경우, 플랫폼은 담보로 맡긴 비트코인을 경매로 처분해 대출금을 회수한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을 흡수할 수 있는 완충 역할을 한다. 주요 플랫폼은 다음과 같다.
- 리퀴디움(Liquidium) : 비트코인 기반 P2P 대출 프로토콜
리퀴디움 플랫폼은 스마트 계약을 활용해 비트코인을 담보로 다양한 자산을 대출받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용자는 이 과정에서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현재 비트코인과 오디널과 룬스 자산에 대해 대출을 지원하며, BRC-20 자산은 테스트 중이다.
- 쉘 파이낸스(Shell Finance)
쉘 파이낸스는 비트코인을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대출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비트코인(BTC) △오디널 NFT △룬스(Runes) △BRC-20 △ARC-20 자산을 담보로 스테이블코인 $bitUSD를 대출 받을 수 있다. 쉘 파이낸스는 현재 테스트넷을 준비 중이며 쿠코인, OKX 등 많은 다수 벤처 투자사로부터 지원을 받은 유망한 프로젝트로 알려져있다.
2. 스테이블코인
스테이블코인은 중앙화와 탈중앙화, 담보 유형에 따라 분류된다. 중앙화 스테이블코인은 주로 법정화폐나 물리적 자산으로 담보화돼 있다. 예를 들어, USDT와 USDC는 1:1 비율로 미국 달러에 연동돼 있고, PAXG와 XAUT는 금값에 연동된다. 반면,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담보화되거나 알고리즘으로 작동한다. BTC 생태계에서는 비트코인 담보화 및 알고리즘 기반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 비트스마일리 프로토콜 (Bitsmiley Protocol)
비트스마일리(bitSmiley)는 비트코인 생태계 최초의 네이티브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로, 과담보화 메커니즘을 통해 bitUSD를 발행하며 안정성을 강화하고 있다. 사용자는 BTC를 과담보화한 뒤, 비트스마일리DAO가 △오라클 정보 △합의 검증을 바탕으로 비트코인 메인넷에 Mint bitRC-20 메시지를 발행해 bitUSD를 발행한다. OKX 벤처스와 쿠코인 벤처스 등 주요 투자자의 지원을 통해 성장 가능성이 크며, 비트코인 기반 금융 확장의 중요한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3. 스테이킹
BTCFi(비트코인 금융) 생태계에서 스테이킹은 비트코인 보유자들이 탈중앙 네트워크에 비트코인을 스테이킹하여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비트코인 프로토콜이 지분증명(PoS) 합의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이 메커니즘은 주로 크로스체인 기술 또는 레이어-2 솔루션을 통해 구현된다.
- 바빌론 스테이킹(Babylon’s Staking)
바빌론(Babylon)은 비트코인 스테이킹 프로토콜로 비트코인의 뛰어난 보안을 모든 지분증명(PoS)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바빌론 스테이킹(Babylon Staking)을 쉽게 이해하려면, 집을 지키는 강력한 보안 시스템과 여러 이웃이 이를 공유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비트코인은 이 강력한 보안 시스템 역할을 하고, 바빌론은 이 보안을 여러 이웃(다른 블록체인)에게 제공하는 관리 서비스다.
예를 들어, 당신이 비트코인이라는 자산을 갖고 있다면, 이를 바빌론에 “잠가두고” 이웃들의 집을 지키는 보안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면 보안팀이 집을 안전하게 유지한 대가로 보상을 지급한다. 동시에 이웃들은 자신들의 보안을 강화하면서 비용을 줄이고, 집(블록체인 네트워크)을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 바빌론은 이 과정을 간단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플랫폼인 셈이다. 현재 비트코인 디파이 분야를 선도하는 가장 유망한 프로젝트로 자리잡고 있다.
4. 리스테이킹(ReStaking): 스테이킹의 진화와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
비트코인(BTC) 보유자들은 바빌론(Babylon)이나 베드락(Bedrock) 같은 프로젝트에서 BTC를 스테이킹해 연간 수익과 거버넌스 토큰을 얻지만, 스테이킹된 BTC의 활용이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테이킹에서 생성된 LSD(Liquid Staking Derivative)를 활용한 리스테이킹이 주목받고 있다.
리스테이킹을 통해 BTC보유자는 연간 스테이킹 및 리스테이킹 수익, 거버넌스 토큰, 추가 자산 활용 등 최대 5중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스마트 계약의 취약성으로 인한 자산 손실, 유동성 제한 등의 위험이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 베드락(Bedrock): 다중 자산 유동성 리스테이킹
베드락(Bedrock)은 RockX와의 협력을 통해 설계된 비수탁(non-custodial) 기반 다중 자산 유동성 리스테이킹 프로토콜이다. PoS 토큰(예: ETH, IOTX)과 기존 유동화 스테이킹 토큰(uniETH, uniIOTX)의 유동성을 활용해 가치를 극대화하며, Babylon 생태계와 연계해 비트코인 기반 유동화 스테이킹 토큰(uniBTC)을 처음으로 제공했다. 펜들(Pendle), 카락(Karak), 셀러(Celer), zkLink 등 주요 생태계 프로토콜과 협력하며 유동성 리스테이킹 부문에서 높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 롬바드(Lombard)
롬바드(Lombard)는 사용자가 비트코인을 스테이킹하면 동일한 가치의 LBTC가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발행된다. LBTC는 디파이 활동에 활용된다. 이를 통해 비트코인 보유자는 자산의 유동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네트워크에서 추가적인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
- 로렌조(Lorenzo)
로렌조(Lorenzo)는 원금-수익 분리 모델을 통해 stBTC(유동성 원금 토큰)와 YAT(수익 토큰)을 제공한다. 이 듀얼 토큰 시스템은 사용자가 바빌론(Babylon)의 스테이킹 보상을 받으면서 로렌조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비트코인 보유자는 자산의 유동성을 유지하면서도 추가적인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5. CeDeFi: 중앙화와 탈중앙화 금융의 융합
CeDeFi(Centralized Decentralized Finance)는 중앙화 금융(CeFi)과 탈중앙화 금융(DeFi)의 특징을 결합한 금융 서비스 모델이다. 이 모델은 CeFi의 안정성과 DeFi의 유동성을 동시에 활용하여 사용자가 간편하면서도 효율적으로 금융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 솔브 프로토콜(Solv Protocol)
솔브 프로토콜(Solv Protocol)은 비트코인 유동성을 통합하는 SolvBTC를 통해 분산된 수조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자산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 유동성 매트릭스를 제공한다. Solv Protocol은 SolvBTC를 비트코인의 유동성 계층으로 활용하며, 현재 △이더리움 △BNB 체인 △아비트럼 △멀린 체인에서 운영되고 있다. Babylon 메인넷 출시와 함께 더욱 확장된 유동성 솔루션을 제공할 전망이다.
- 바운스비트(Bouncebit): EVM 호환 BTC
바운스비트(Bouncebit)는 EVM 호환성과 CeDeFi 제품 설계를 갖춘 BTC 리스테이킹 체인으로, Liquidity Custody Tokens(LCT)를 활용해 리스테이킹과 온체인 수익 창출을 가능하게 한다. 이 프로젝트는 규제된 자산 보관 기술과 혁신적인 PoS 메커니즘을 통해 거래소로의 자산 매핑을 구현한다. 바이낸스랩과 OKX 벤처스 등이 대규모 투자에 참여했다.
#기관 참여로 BTCFi 확장
BTCFi의 성장에는 기존 금융기관의 역할도 크다. 블랙록(BlackRock), JP모건(JPMorgan) 등 주요 금융 기관이 BTCFi 시장에 진출하며 대규모 자본 유입이 이루어졌다. 코인베이스(Coinbase)는 비트코인을 ERC-20으로 토큰화한 cbBTC를 출시해 비트코인 보유자가 디파이 생태계에 쉽게 접근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cbBTC는 비트코인을 1:1로 담보로 한 ERC-20 토큰화 자산으로, 코인베이스의 레이어-2 블록체인 베이스(Base)와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활용할 수 있다. 출시 직후 △에어로드롬 파이낸스(Aerodrome Finance) △커브 파이낸스(Curve Finance) △메이플 파이낸스(Maple Finance) △아베(Aave) 등 주요 디파이 프로토콜에 채택되며 빠르게 확산 중이다. 이처럼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는 BTCFi 시장의 신뢰와 안정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속가능을 위한 과제
디파이(DeFi)의 부상과 함께 BTCFi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며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BTCFi는 비트코인의 확장성과 규제 리스크 등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기술적 측면에서 BTCFi는 크로스체인 프로토콜 지원에 크게 의존한다. 비트코인의 확장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거나 보안 문제가 발생할 경우, BTCFi의 금융 프로토콜 성능과 안정성이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비트코인 가격의 높은 변동성 역시 불확실성 요소다. 가격 급등락은 대출 계약에서의 채무 불이행(default) 또는 담보 가치 급변을 초래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술적 안정성과 규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결론
BTCFi는 비트코인의 기존 서사를 넘어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열어가고 있다. 이 생태계는 비트코인의 가치를 재발견하며, 디지털 금융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술적 혁신과 기관 참여가 지속된다면, BTCFi는 비트코인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며 수조 달러 시장을 실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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