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리플이 자체 스테이블코인 RLUSD를 출시하며 2000억달러(약 287조원) 규모 시장에 진출했다. 향후 리플은 RLUSD를 통해 리플 렛저(XRPL) 생태계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랩스 최고경영자(CEO)는 X(옛 트위터)를 통해 뉴욕 금융서비스국(NYDFS)이 리플이 발행하는 새로운 스테이블코인 RLUSD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리플은 조만간 RLUSD를 거래소들에 상장시킬 예정이다. RLUSD는 테더(USDT)와 유사하게 달러 예금, 단기 미 국채 등을 담보로 1달러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이블코인은 미래 결제 수단으로 주목받으며, 테더(USDT)와 써클(USDC) 등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들이 각각 1400억달러(약 201조원)와 410억달러(약 59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처럼 이미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시장에 존재하고 있지만 리플을 포함해 페이팔, 비자, 블랙록 등 다양한 기업들이 뛰어들며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리플 역시 퍼블릭 네트워크인 리플 렛저 생태계 확장을 위해 시장에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뛰어들었다. 리플 렛저는 이더리움, 솔라나와 같은 퍼블릭 네트워크로 해당 플랫폼 위에 여러 다양한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디앱・Dapp)이 올라간다. 리플은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리플 렛저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이현제 카탈라이즈 리서치 대표는 “해외 금융 기관들이 낮은 가격 변동성, 달러 연동성 등 여러 이점으로 스테이블코인 채택을 늘리고 있다”며 “RLUSD 발행을 통해 리플렛저의 디파이 생태계 발달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 스테이블코인은 전통금융과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에서 그 장점을 인정받고 있다.
이종섭 서울대 교수는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가상자산 산업 및 블록체인 혁신을 위한 2차 입법 과제’ 세미나에서 “스테이블코인은 향후 신용카드를 대체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대규모 가맹점 네트워크를 통해 현금처럼 사용되는 신용카드 시스템을 구축했듯 스테이블코인도 디지털 결제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은 디파이 시장에서도 활용성을 인정받으며 기업들에게 또 다른 수익 모델이 되고 있다. 페이팔의 스테이블코인 PYUSD는 솔라나(SOL) 기반 카미노 파이낸스(Kamino Finance)의 영향으로 큰 성장을 이뤘다. 카미노 파이낸스는 지난 9월 기준 사용자들이 PYUSD를 예치하면 연간 약 11.73%의 수익률(APY)을 제공했다.
윤승식 타이거리서치 연구원은 “RLUSD는 리플의 기존 네트워크와 결합해 유동성을 강화하고, 전통 금융과 디파이 간의 연결을 활성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리플 렛저 생태계의 활용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스테이블코인이 전통금융과 가상자산 시장에서 두루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판단이 있었기에 리플은 RLUSD 출시를 계획했다. 갈링하우스 CEO는 “스테이블코인은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사이에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수단”이라며 “RLUSD 발행을 통해 더욱 많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RLUSD는 뉴욕 금융서비스국의 엄격한 승인 절차를 통과해 기업들의 규제 불안을 완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록체인 전문 뉴스 CCN은 뉴욕 금융서비스국의 승인은 RLUSD가 뉴욕의 엄격한 규제 지침을 준수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법적 지위와 운영의 적법성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윤 연구원은 “리플 생태계의 목표는 기존 국제 송금 시스템인 스위프트(SWIFT)를 대체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전통 금융과의 협업이 필수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리플은 가격 변동성이 큰 XRP 대신 안정적인 RLUSD를 통해 금융 기관들의 부담을 줄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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