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철학자로 유명한 안드레아스 안토노폴로스가 “한국에는 암호화폐가 필요없다”고 말했다.
◆금융시스템이 잘 갖춰진 한국은 암호화폐 필요없다
안드레아스 안톤노폴로스는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입문서로 불리는 ‘마스터링 비트코인’의 저자로, 비트코인 철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
안톤노폴로스는 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분산경제포럼’ 에서 “한국은 금융시스템이 잘 정비되어 있는 선진국에서는 암호화폐가 필요하지 않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안톤노폴로스는 이날 기조 연설을 통해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목적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다른데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처럼 금융시스템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개도국은 암호화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는 인플레이션이 40%에 달하며 은행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법정화폐의 실질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또 베네수엘라는 정부와 금융기관의 결탁이 심각해 부정부패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금융시스템이 잘 정비된 한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암호화폐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기존 금융을 능가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많아지면 코인 대중화될 것
그러면 한국처럼 금융시스템이 잘 정비된 선진국이 암호화폐를 필요로 하게 되는 때는 언제일까.
안톤노폴로스는 “현재 우리는 기존 금융시스템을 모방하면서 중개자 역할을 없애는 방향으로 움직여왔지만 앞으로는 기존 금융이 하지 못하는 기능을 애플리케이션이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화된 금융시스템을 능가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많아질 때 비로소 한국에도 암호화폐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술적 수준에서 보면 현재 암호화폐는 인터넷 발달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비트코인 결제는 초당 7~15건의 거래만 처리할 수 있지만 비자카드는 초당 수 만건의 처리가 가능하다. 또 효율성이나 편리함에 있어서도 기존 금융이 우월한 상황.
이에 안톤노폴로스는 “금융시스템과 암호화폐의 위상이 동등해지는 시점이 오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다만, 기술 진보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암호화폐가 기존 금융시스템을 능가하는 시기는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며 미래를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