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성우] 최근 밈코인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하지만 프로젝트마다 차별화되는 기술적 요소가 없다 보니 어떤 밈코인에 투자해야 할 지, 지속 가능한 밈코인의 조건이 무엇인지 알기는 쉽지 않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선 먼저 ‘관심 경제(Attention economy)’라는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Intro: 관심 경제란
관심 경제는 사람들이 몰리는 관심의 정도에 따라 경제적 가치가 형성되는 구조를 뜻한다. 대표적으로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이미 널리 활용되고 있다. 사람들이 플랫폼에 머무르는 시간과 주의를 활용해 광고를 노출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적 모델에서는 대부분의 수익이 플랫폼에 집중되며, 사용자들이 기여한 가치에 비례한 경제적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한, 광고 노출은 간접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관심의 모든 가치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다.
최근에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는 대안으로 밈코인이 제시되고 있다. 밈코인은 기존의 일반적인 토큰과 달리 기본적으로 아무런 유틸리티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밈코인은 보유자를 기반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특정 밈에 대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배포한다. 커뮤니티 멤버들은 재단을 설립하거나, 유명인에게 토큰을 보내고, 모금 활동을 통해 기부하는 등 활발한 활동으로 밈코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올린다.
커뮤니티의 활성도가 높고, 이들이 제작한 밈이 인기를 끌수록 밈코인에 대한 관심도는 더욱 증가하며, 이는 경제적 가치로 수치화되어 토큰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즉, 밈코인은 커뮤니티의 가치를 그대로 반영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밈코인의 중심, 커뮤니티
밈코인의 성공은 커뮤니티의 활발한 참여와 이들이 만들어내는 관심에 크게 의존한다. 이러한 활동은 트위터나 텔레그램 같은 플랫폼에서 대중과의 연결 고리를 형성하며, 토큰의 가치 상승에 기여한다. 밈코인을 뒷받침하는 커뮤니티는 크게 △ 개발자 및 유명 인플루언서 중심의 커뮤니티 △ 특정 주체 없이 분산화된 커뮤니티의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 개발자 및 유명 인플루언서 중심의 커뮤니티
토큰 개발자 혹은 유명 인플루언서가 토큰 발행 이전부터 주도적으로 이끄는 방식이다. 이들은 초기부터 체계적인 마케팅과 자본 투입을 통해 높은 가치를 창출한다. 이러한 구조는 빠른 시장 진입과 대중적 관심을 초기에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그러나 특정 인물에 대한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해당 인물의 관심이나 기여도가 감소하면 커뮤니티의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 또한 내부자의 불공정한 매수와 이로 인해 소규모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는 경우도 빈번하다.
특히 위와 같은 경우를 카발(Cabal)이라고 한다. 카발 밈코인은 지속 가능성이 낮기에 투자에 특별히 유의해야 한다. - 특정 주체 없이 분산화된 커뮤니티
초기 재단 없이 커뮤니티 주도로 운영되는 형태다. 특히 초기 재단이 없거나, 초기 개발자가 물량을 전부 매도(Dev sell)하는 경우일 때,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있다면 커뮤니티 주도로 운영권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다. 이를 ‘커뮤니티 테이크오버(Community Takeover, 이하 CTO)’라고 한다.
CTO 밈코인은 개발자나 초기 팀원의 물량이 없거나 이미 시장에 나와있기 때문에 이들의 매도에 의해 발생하는 하방 압력이 적다. 따라서 계속해서 커뮤니티가 활발히 유지된다면 프로젝트는 자연스럽게 회복하여 건강한 커뮤니티로 이어진다.
물론 CTO 이후 커뮤니티가 제대로 지속되지 못하거나 밈 자체의 인기도가 식으면 커뮤니티가 와해되기 쉽기 때문에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투자자는 어떤 토큰을 선택해야 할 지 고민을 할 수 있다. 이 해답으로 현 바이낸스 CEO 허 이의 발언을 주목할 수 있다. 허 이는 바이낸스의 토큰 선정 기준에 대해 언급하며, 과거 바이낸스가 밈코인에 충분히 주목하지 않았던 점을 아쉬워한 바 있다. 그는 페페(PEPE)와 시바이누(SHIB) 등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던 밈코인들이 상장되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 “당시 밈코인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바이낸스는 밈코인의 잠재적 가치를 인정하지만, 지속 가능한 밈코인을 판별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허 이는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토큰 분산도가 높고 시가총액이 낮은 프로젝트를 우선적으로 상장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 이의 의견을 바탕으로 보면, 특정 개인이나 그룹에 의존해 분산도가 낮은 밈코인보다는 CTO 방식처럼 분산화된 구조를 가진 밈코인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CTO 밈코인의 예시, ‘네이로(Neiro)’의 사례
허 이의 말에 부합하는 사례가 바로 본 글에서 중심으로 다룰 네이로(Neiro)라는 밈코인이다. 네이로는 도지코인의 모델인 강아지 ‘카보수’가 세상을 떠난 후, 카보수의 주인이 새롭게 입양한 강아지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밈코인이다.
新しい家族を迎えました????
名前は「ねいろ」です。
「音の色あい」という意味です。
元保護犬の10歳の女の子です。ねいろちゃんの今までの10年間は
辛いことや怖いこと、
悲しいことばかりでした。
でもこれからは
嬉しいことと楽しいことしかありません。
幸せな毎日の始まりです✨ pic.twitter.com/zoRcbL7bDG— かぼすママ (@kabosumama) July 27, 2024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던 만큼 입양 발표 이후 수많은 네이로 관련 밈코인들이 시장에 등장했다. 특히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Neiro’라는 같은 이름으로 두 개의 밈코인 런칭 후 CTO와 카발이라는 상반된 방식을 보여준 것이 가장 화제가 되었다.
지난 7월 네이로라는 강아지가 새롭게 입양되었다는 소식이 X(트위터)에 올라오자, 유니스왑을 통해 10초 차이로 두 개의 네이로 코인이 상장하였다. 먼저 상장한 네이로는 총 공급량의 약 4%에 해당하는 171억개의 토큰을 이더리움의 공동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에게 전송하며 화제를 끌었다.
그러나, 후에 상장한 네이로(이하 카발 네이로)가 카발 형태로 유명 인플루언서에게 지지를 받으며 가격이 대폭 상승했다. 이와 함께 관심이 줄어들며 가격이 하락하던 기존 네이로의 개발자는 커뮤니티에서 탈퇴했고, 기존 네이로(이하 CTO 네이로)의 커뮤니티는 주도권을 가져오며 CTO 선언을 하게 된다.
그 와중 비탈릭 부테린이 CTO 네이로의 계정을 언급하며 본인에게 할당 받은 네이로 관련 밈코인을 모두 매도했고, 이를 동물 복지 단체에 전액 기부했다고 전했다. 이는 큰 화제를 일으키며 CTO 네이로의 큰 상승을 이끌었다. 이 사건은 CTO 네이로의 커뮤니티가 더욱 견고해지는 데 영향을 주었다. 활발한 커뮤니티와 높은 토큰 분산도를 모두 갖춰 지속 가능한 프로젝트가 될 준비를 마친 것이다.
최종적으로 카발 네이로가 아닌 CTO 네이로가 바이낸스에 현물로 상장하게 되었고, 현재도 더 높은 시장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네이로의 성공 요인
바이낸스 상장 이후로도 네이로는 꾸준한 커뮤니티의 확산을 통해 시가총액 10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러한 성공은 △ 강력한 밈 △ 단단한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한다.
먼저 도지코인과 강아지 카보수의 후속 서사를 제공하며 초기에 대중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이는 도지코인과의 연계성을 통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이어받을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또한, 커뮤니티 주도로 모금 활동, 콘텐츠 생성, 소셜 미디어 캠페인을 활발히 전개하며, 사회적 운동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커뮤니티 중심의 활동은 투명성과 참여를 강조하며,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주었다. 또한 초기 네이로 커뮤니티의 성장에 도움을 주었던 비탈릭의 기부와 같은 선상에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네이로는 ‘네이로’라는 강력한 IP의 강아지 밈과 CTO를 통해 성장한 단단한 커뮤니티를 통해 지속적인 관심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 결과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4번째로 높은 시가총액을 가진 밈코인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네이로, 밈코인의 지속가능성을 보여주다
밈코인은 사람들의 관심과 커뮤니티의 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변환하며 새로운 형태의 관심 경제 모델을 제시한다. 특히 네이로는 도지코인의 서사를 이어받은 강아지 ‘네이로’를 기반으로 한 밈과 커뮤니티의 강력한 유대감을 결합한 밈코인의 성공 사례로 자리 잡았다.
CTO 방식으로 운영된 네이로 커뮤니티는 투명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며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주었다. 또한 비탈릭 부테린의 기부를 포함하여 커뮤니티에서 지속하는 사회적 활동들은 긍정적 이미지를 강화하여 대중의 더 큰 관심을 끌어냈다.
결국 네이로의 성공은 강력한 밈과 커뮤니티 중심의 생태계가 밈코인의 지속 가능성과 시장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임을 보여준다. 이는 밈코인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관심 경제 속에서 하나의 경제적,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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