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미 상원 은행위원회가 캐롤라인 크렌쇼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의 재임명 투표를 취소했다고 폭스 비즈니스의 엘리너 테렛 기자가 보도했다. 의회가 12월 20일 휴회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이로 인해 크렌쇼 위원은 공식적으로 재지명 절차를 밟지 못하게 됐다.
이번 결정으로 차기 정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25년 1월 20일 취임하면 새로운 SEC 위원을 지명할 권한을 갖게 된다.
크렌쇼 위원은 2020년 트럼프 행정부에서 SEC 위원으로 처음 임명됐으며, 이후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재지명됐다. 그녀는 SEC 게리 겐슬러 위원장과 규제 정책에 있어 긴밀히 협력해왔으며, 특히 암호화폐 관련 정책에서는 강경한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대표적으로 크렌쇼는 현물 비트코인 ETF 승인에 반대해왔으며, 이러한 입장은 암호화폐 산업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암호화폐 업계는 크렌쇼의 재임명을 저지하기 위해 적극적인 캠페인을 펼쳤다. 디지털 광고를 통해 의원들을 직접 겨냥하는 등 조직적인 반대 활동을 전개했고, 블록체인 협회와 디지털 상공회의소 같은 단체도 공식적으로 그녀의 재임명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제미니의 타일러 윙클보스, 코인베이스 COO 에밀리 초이와 같은 업계 주요 인사들은 크렌쇼의 규제적 접근을 비판하며, 그녀를 “겐슬러보다 더 반(反) 암호화폐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투표 취소는 암호화폐 산업과 SEC의 긴장 관계를 더욱 부각시키며, 향후 규제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인사를 지명할지, 그리고 암호화폐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