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정윤재]2024년은 비트코인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사상 최고가 경신,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주요 이슈로 부각, 11개의 비트코인 ETF 출시, 반감기, 그리고 글로벌 인플레이션 위기까지. 다양한 사건이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Thesis에서 발간한 리서치 State of Bitcoin: 2024에 따르면, 올해 비트코인은 각국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활용되며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아르헨티나와 터키처럼 심각한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국가들에서는 비트코인이 가치 보존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미국에서는 제도권 자산으로 인정받았다. 블랙록(BlackRock) 등의 비트코인 ETF 출시로 월가의 투자 상품으로 부상했다. 개발자들에게는 비트코인 프로그래밍 혁신과 스케일링 실험의 장이 되었고, 각국 정부에게는 관리와 기회의 대상으로 변모했다.
ETF 출시와 제도권 채택의 가속화
올해 비트코인 ETF는 비트코인의 제도권 통합을 가속화했다. 블랙록의 iShares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는 출시 137일 만에 자산운용 규모(AUM) 200억 달러를 달성하며 ETF 업계의 역사를 새로 썼다. 과거 가장 빠르게 성장한 ETF였던 JEPI(JPMorgan Equity Premium Income ETF)가 같은 규모를 달성하는 데 985일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속도다.
ETF 수탁사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총량은 공급량의 5%에 해당하는 100만 개를 초과했다. 비트코인은 미국인의 62%가 기존 증권 계좌를 통해 애플 주식만큼이나 쉽게 거래할 수 있는 자산이 됐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접근성 증대는 새로운 논란을 낳았다. 리서치에 따르면 “키를 소유하지 않으면 코인을 소유하지 않는 것”이라는 비트코인의 초기 철학이 ETF의 확산으로 인해 희석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최초의 비트코인 신탁상품에서 ETF로 전환한 GBTC의 시장 점유율 감소도 ETF 도입 여파 중 하나다. GBTC는 높은 수수료와 상환 비효율성으로 인해 올해 15만 2000BTC를 매도하며 급격히 축소됐다. 반면 마이크로스트레티지(MicroStrategy)는 비트코인 보유량을 40만2100개까지 늘리며 최대 규모의 비트코인 보유 기업으로 성장했다. .
새로운 기술과 네트워크 확장
비트코인 네트워크 자체도 중요한 변화를 경험했다. Taproot와 OP_CAT 같은 기술이 활성화되면서 네트워크의 프로그래밍 가능성과 개인 정보 보호 기능이 강화됐다. 또한 State of Bitcoin: 2024에 따르면, 오디널스(Ordinals)와 룬스(Runes) 같은 기능이 도입되며 NFT와 대체불가토큰 기능이 비트코인 생태계에 추가됐다. 이는 비트코인 거래 수요를 크게 늘렸지만, 네트워크 수수료 상승과 일부 사용자들의 반발을 초래하기도 했다.
특히 오디널스와 같은 NFT 기술은 2024년 초 네트워크 수수료를 한때 채굴자 수익의 75%까지 끌어올렸다. 이러한 새로운 기능들은 비트코인의 검열 저항성과 혁신성을 강화했지만, 동시에 “네트워크를 불필요하게 과부하시키는 스팸”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EVM 기반 토큰화와 디파이 활용
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비트코인은 EVM(이더리움 가상 머신) 기반 체인을 활용한 디파이(DeFi) 분야에서도 주요 자산으로 부상했다. WBTC와 tBTC 같은 토큰화된 비트코인은 디파이 생태계에서 총 가치 고정(TVL)의 25% 이상을 차지하며 중요한 역할을 했다.
WBTC의 수탁사를 담당하던 BitGo가 신뢰를 잃은 반면, 코인베이스(Coinbase)가 출시한 cbBTC는 빠르게 2만 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수탁하며 시장의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tBTC와 같은 탈중앙화된 비트코인 래퍼는 중앙화된 수탁 리스크를 피하며 디파이에서 강한 채택을 보였다.
스테이킹과 레이어2 솔루션의 성장
State of Bitcoin: 2024는 2024년 비트코인 스테이킹 시장이 100억 달러 이상의 TVL을 기록하며 급성장했다고 분석했다. 바빌론(Babylon)과 같은 플랫폼은 비트코인을 스테이킹해 PoS(지분증명방식) 체인을 보안할 수 있게 한다. 3만 4938BTC(약 35억3000만 달러)를 스테이킹한 사용자 기반을 구축했다.
유동적 스테이킹 파생상품(LSD)도 중요한 혁신으로 자리 잡았다. 롬바드(Lombard)와 솔브(Solv) 같은 플랫폼은 스테이킹된 비트코인을 디파이에 통합하며 유연성과 수익성을 제공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에는 일부 중앙화 위험도 수반됐다.
레이어2 솔루션 역시 올해 중요한 확장을 경험했다.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거래 용량을 11% 증가시키며 소액결제와 고액 거래 모두에서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네트워크의 중앙화 경향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글로벌 적응성과 미래 과제
연구에 따르면 2024년 비트코인은 각 지역의 필요에 따라 적응하며 강력한 생존 능력을 증명했다. 미국에서는 제도권 자산으로 자리 잡았고, 터키와 아르헨티나에서는 인플레이션 위기를 극복하는 생명줄로 사용됐다.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의 많은 사용자들에게 비트코인은 투자 수단이 아니라 생존 도구였다.
이와 같은 적응력은 비트코인의 다면성을 강조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혁신과 채택은 2025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ETF의 확산이 중앙화를 초래할지, 네트워크 확장이 진정한 분산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State of Bitcoin: 2024는 비트코인의 여정을 “서로 다른 환경에서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지만 핵심 가치를 잃지 않는 거울 같은 자산”으로 묘사하며, 2024년이 비트코인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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