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제이 기자] 상승세를 지속하던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발언에 무너졌다.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랠리에 매일 신고가를 쓰던 비트코인도 파월 의장 발언에 제동이 걸리며 상승분을 반납 중이다.
19일 오전 8시55분 기준 국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 오전 9시 보다 4.85%(752만2000원) 오른 1억477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황데이터 플랫폼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 대비 5.53% 내린 10만184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코인마켓캡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내 자산은 모두 하락 중이다. 그간 시장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비트코인 비축계획 기대감으로 상승해왔으나, 이날 오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이어진 파월 의장의 발언에 대한 실망감이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18일(현지 시간) FOMC 직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비트코인 전략 비축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으로 “연준은 법에 의해 비트코인을 보유할 수 없다” 고 말했다. 이어 파월 의장은 “연준 법 개정도 모색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파월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추진하고 있는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 에 대해 연준이 반대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단호한 파월의 발언에 그간 비트코인이 미국의 준비자산이 될 것이라는 낙관으로 이어진 시장매수세가 멈췄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주말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비축 기금을 만들 계획이 있고, 디지털자산과 관련해 중국 등 다른 나라가 주도권을 잡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의 비트코인 비축 계획이 트럼프의 말로만 이어진 것도 아니다. 실제로 미국 비영리 비트코인 지지단체 사토시액션펀드의 데니스 포터 대표는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환율안정기금(ESF) 내 비트코인 전략비축제도 수립을 위한 행정명령 초안을 마련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초안에 따르면 18개월간 시범 기간 동안 ESF 포트폴리오 가치의 최대 2%를 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연준은 올해 마지막 FOMC 에서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이번주 내내 시장을 견인한 원동력이 비트코인 비축 자산 조성이었던 만큼 이에 대한 시장 반응이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아울러 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을 시사하면서 이또한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줬다.
연준은 경제전망요약(SEP)에서 내년 기준금리 인하 폭을 기존 100베이시스포인트(bp)(1bp=0.01%p)에서 50bp로 낮췄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제가 지지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년 이후 금리인하 속도를 늦춘 것에 대해서는 “올해 (예상보다) 높아진 물가지표와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를 반영했다”라고 설명했다.
디지털자산시장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Fear&Greed) 지수도 이날 75점(탐욕)으로 투심 단계를 낮췄다. 전날 87점(극도의 탐욕)이었음을 고려하면 무려 8점이나 심리지수가 떨어진 것이다.
공포·탐욕 지수는 지난달 90점에서 꾸준히 탐욕 상태를 유지하며 시장 투자자들이 강한 매수 심리를 갖고 있음을 나타냈으나, 파월 의장 발언의 여파가 길어진다면 조정이 시작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한편,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강하고, 100에 가까울 수록 매수 경향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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