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독일 바이에른주 데이터 보호감독청(BayLDA)이 디지털 신원 인증 프로젝트 월드(구 월드코인)의 생체 데이터 처리 방식에 대해 시정 조치를 내렸다. 이는 유럽연합 일반 개인정보보호법(GDPR) 준수 여부를 조사한 결과다.
19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BayLDA는 월드 프로젝트가 GDPR 기준에 부합하도록 데이터 삭제 절차를 한 달 이내에 시행할 것을 명령했다.
월드 재단(World Foundation)은 이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자사의 개인정보 보호 기술(PET)이 EU 기준에 따른 익명화 정의를 충족하는지에 대한 사법적 명확성을 요구했다.
월드는 2023년 7월 툴스 포 휴머니티(TFH)가 출시한 디지털 신원 인증 프로젝트로, 오픈AI CEO 샘 알트먼이 공동 설립했다.
이 프로젝트는 디지털 신원 인증을 위해 홍채 생체 데이터를 사용하며, 데이터 수집 방식에 대해 EU 국가들에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BayLDA는 같은 해 월드의 데이터 수집 방식을 조사하기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월드가 일부 EU 국가에서 활동을 자발적으로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마이클 빌 BayLDA 청장은 이번 결정의 목적이 월드 사용자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결정은 기술적으로 복잡하고 법적으로 매우 까다로운 사안에서 데이터 주체들의 유럽 기본권 기준을 집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빌 청장은 이어 “월드코인에 홍채 데이터를 제공한 모든 사용자는 향후 삭제 권리를 제한 없이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월드 프로젝트의 데이터 처리 방식에 대한 지속적인 논쟁과 더불어, 생체 데이터 관리의 법적 기준을 둘러싼 논의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