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고, 일론 머스크가 정부 내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면서 ‘암호화폐 혁명’의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20일(현지시간)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트럼프는 미국을 “전 세계 암호화폐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야망을 숨기지 않고 있다. 그의 행정부는 비트코인을 새로운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사용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논의 중이다.
머스크는 그 이상을 꿈꾸고 있다. 그는 새롭게 설립된 정부 효율성 부(DOGE, 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의 책임자로 자리 잡았다. 이는 그가 트위터에서 자주 언급되던 도지코인(DOGE)을 연상시키는 이름이다.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의 정부 자금 조달 반대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는 블룸버그의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의 재선 승리 후, 암호화폐 시장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12월 17일 기준 10만 8000 달러를 돌파하며 올해 초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도지코인 역시 152% 상승하며 약 0.30달러를 기록했다.
머스크의 트윗은 이제 단순한 밈이 아니라 정책의 예고편으로 여겨진다. 그의 움직임에 따라 암호화폐 시장은 요동치고 있으며, 도지코인 선물 시장에는 수십억 달러가 몰리고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도지코인의 미결제약정은 70억 토큰에서 83억 토큰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이러한 급변은 안정과는 거리가 멀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의 발언 한 마디로 10만 6000 달러에서 9만 3000 달러로 하락하며 큰 변동성을 보였다.
만약 암호화폐가 미국 달러를 대체한다면, 세계 경제는 크게 뒤흔들릴 것이다. 미국 달러는 세계의 주요 준비 통화로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하지만 비트코인과 도지코인이 그 자리를 차지하면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달러를 보유한 국가와 기업들은 이를 매도하며 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비트코인은 2100만 개의 발행 한도가 있어 기존 화폐처럼 무한정 발행할 수 없다. 도지코인은 발행량이 계속 늘어나지만 예측 가능한 속도로 증가한다. 이러한 특성은 기존 경제 구조를 뒤흔들어 인플레이션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많다. 급격한 가격 변동으로 인해 일상적인 거래는 어렵고, 정부는 탈중앙화된 암호화폐를 과세하거나 규제하기도 쉽지 않다. 해킹과 보안 문제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올해만 해도 북한이 역대 최대의 암호화폐를 탈취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결국, 비트코인과 도지코인이 실제 통화로 자리 잡는 일은 편리함보다는 혁명에 가깝다. 하지만 그 혁명의 대가는 일반 국민들이 감당하기에는 지나치게 클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