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미국은 암호화폐 제도화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다. 미 재무부는 연방국세청(IRS)을 통해 비트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 자산을 추적해 과세하고 있으며, 증권거래감독위원회(SEC)은 ICO 토큰의 증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ICO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해 관련 산업을 제도권으로 편입시키겠다는 의도다. 미국의 각 주 역시 암호화폐 자산과 관련한 주법 개정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 SEC, 토큰의 증권여부 판단 기준 수립…제도화 박차
지난 5일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암호화폐를 증권형과 비증권형으로 분류하는데 도움이 되는 실질적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SEC는 증권거래법에 근거해 특정 디지털자산이 증권법에 적용되는지 여부를 개별적으로 판단해 왔는데 이번 가이드라인을 통해 일반투자자와 발행기관도 적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명확히 했다.
문서에는 증권형과 증권이 아닌 토큰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사례도 포함됐다. 업계는 토큰의 증권 적용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단, 증권으로 분류된 토큰의 경우 당국의 규제는 더 강화될 전망이다.
◆ IRS, 비트코인 재산 인정..디지털자산 과세
정부 산하기관별 제도화 움직임도 주목된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비트코인을 원자재 상품으로 인정하고 국가별 교역 중 발생할 수 있는 비트코인 사기 및 조작과 관련해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CFTC는 암호화폐의 송금 체계를 명확화해 가격 조작이 일어나는 구조를 차단하고 있다.
미국 국세청(IRS)은 암호화폐를 ‘통화’가 아닌 ‘재산’으로 규정, 암호화폐 수익에 대한 세수 확보에 나섰다. 이에 따라 조건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암호화폐 거래로 인한 장단기 실적을 과세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국토안보부(DBS)는 연내 디지털포렌식 기술을 활용하여 크립토 거래 동향을 추적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했다. 거래 상대방을 밝힘으로써 부당이익 편취를 막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각 주 역시 암호화폐 자산과 관련해 주법을 개정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뉴욕주는 크립토를 정의하고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크립토태스크포스를 정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와이오밍주는 블록체인 스타트업과 투자자가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블록체인 샌드박스 법안을 발의했다.
◆ 핀허브(Finhub) 개설 ..스타트업 적극 지원
미국은 규제 뿐만 아니라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지원책도 펼치고 있다. 실제 금융당국인 SEC는 업체에 ICO의 자금조달을 위한 창구를 열어주고 직접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SEC가 블록체인과 ICO를 포함한 핀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한 전략적 허브 ‘핀허브(FinHub) ’를 구성하고 설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에는 증권형이 아닌 토큰을 발행하려는 기업에 대해 SEC가 처음으로 단속하지 않는다는 ‘노액션레터(No Action Letter)’ 문서를 전달했다. 당국이 공식적으로 ICO판매를 허용한 것이다. 클레이튼 SEC 의장은 지난 3월 연설에서 “분산원장기술은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것으로 블록체인 산업은 2019년에도 계속 부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규제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