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디지털 자산 뉴스 매체 코인데스크(CoinDesk)가 주요 후원사와 관련된 기사로 논란을 빚은 뒤 편집국 수뇌부 3명을 해고했다고 2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번 해고는 코인데스크 후원사 트론의 저스틴 선에 대한 기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저스틴 선의 바나나
지난달 29일, 코인데스크는 트론(Tron) 창립자 저스틴 선(Justin Sun)이 620만 달러 짜리 바나나를 구매하고 이를 먹는 장면을 다룬 기사를 게재했다. 트론은 코인데스크의 대표 행사인 컨센서스(Consensus)의 주요 후원사로, 해당 기사는 후원사에 부정적인 톤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선의 팀은 기사 삭제를 요구하며 코인데스크와 소유주인 암호화폐 거래소 불리시(Bullish)에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코인데스크는 이달 초 해당 기사를 삭제했다.
이 사건은 직원들 사이에서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코인데스크의 편집국장 케빈 레이놀즈(Kevin Reynolds), 부편집장 닉 베이커(Nick Baker), 컨센서스 총괄 편집자 마크 호슈타인(Marc Hochstein)이 20일 해고됐다.
# 후원사와 독립성 갈등
코인데스크는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회계 부정 문제를 처음 보도하며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 편집 독립성에 대한 내부 갈등이 심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은 회사의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 주요 후원사와의 갈등을 피하려는 압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불리시 경영진은 지난 12월 2일, 문제가 된 기사를 삭제할 것을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열린 회의에서 레이놀즈 국장은 기사 삭제 이유에 대해 “중요한 후원사에 부정적 의견을 담은 기사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직원들은 코인데스크의 독립성 약화를 우려하며 반대 의견을 담은 서한을 경영진에 전달했다. 그러나 서한에 대한 답변 대신, 경영진은 앞으로 유사 사례를 피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 “재정적 이유” 주장
코인데스크의 최고경영자 사라 스트라토버드하(Sara Stratoberdha)는 20일 직원들에게 “이번 해고는 재정적 이유 때문이며 바나나 기사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수의 직원은 이러한 결정이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불리시는 뉴욕증권거래소 전 사장 톰 팔리(Tom Farley)가 운영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로, 지난해 11월 코인데스크를 인수했다. 당시 불리시는 코인데스크가 독립적 자회사로 운영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독립성 약속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코인데스크의 편집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출범한 편집 위원회는 현재 공석 상태다. 편집 위원장이었던 월스트리트 저널 전 편집장 매트 머레이(Matt Murray)가 이번 주 초 사임했으나, 후임은 아직 임명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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