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으로 내수주·배당주에 관심 가져야
NH투자증권, 코스피 2390~2510선 전망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금리인하 속도 지연·고환율 부담과 미국 정치·정책 불확실성, 반도체 업황 불안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코스피 2400선을 위태롭게 지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코스피의 가격 메리트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추가 하락 시 분할 매수 대응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업종별로 단기적으로 국내 조기대선 기대감을 선반영할 수 있는 내수주와 배당주를 주목할 것을 권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2511.08로 출발했지만 100포인트 넘게 하락한 2404.15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주 주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는 안도감에 상승 출발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단기적으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며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주 코스피에서만 2조원 넘게 팔아치웠다.
지난 19일 열린 미국 FOMC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며 매파적 메시지를 강조했다. 점도표 조정과 인플레이션 전망치 상향은 연준의 긴축적 스탠스가 당분간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고금리·고환율 부담으로 작용하며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 FOMC 이후 달러 인덱스가 1%가량 치솟았고 원달러 환율도 1450원을 돌파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이다.
일본 중앙은행(BOJ)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금리동결이 만장일치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내년 1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한국 시장에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이슈로 지목, 잠재적 위험으로 꼽히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의회에서 예산안 부결로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가 고조됐고 미국 증시 네 마녀의 날까지 더하면서 불안요소들이 겹치게 됐다”며 “채권 금리도 상승을 이어가면서 금융시장이 안정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여파는 반도체 업종을 흔들고 있다. 그 영향은 이번 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올해 12월~내년 2월 매출 가이던스로 79억 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인 매출 89억9000만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한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을 부각하며 HBM 등을 제외하면 고객 수요가 예상보다 약하다고 언급했다. HBM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긍정적 영향을, 레거시 반도체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란 설명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HBM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과 레거시 반도체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 간에 주가 차별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가격 메리트가 높아졌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8.0배)는 2005년 이후 분포의 상위 97%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추가 하락 시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며, 단기적으로 내수주와 배당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며 “배당주는 2~4월로 배당기준일을 변경한 기업인지 여부를 체크해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밴드를 2390~2510포인트로 제시했다. 코스피의 가격 메리트와 한국 정부의 정책 변화 기대를 상승 요인으로 꼽으며, 반대로 미국 금리인하 속도 둔화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외정책 리스크를 하락 요인으로 주목했다.
관심업종으로 식음료, 화장품, 유통, 의류 등 내수 중심 업종과 은행, 증권 등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업종을 지목했다. 가격 부담이 줄어든 상황에서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군에 대한 선별적 투자가 중요하다고 봤다.
yuny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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