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비트코인 ETF(IBIT)가 출시 첫해부터 사상 최단기 성장 ETF로 자리 잡았다고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이는 기존 유럽 시장 중심 ETF 50개의 자산을 합친 규모와 맞먹는다.
사상 최단기 성장 기록
전문가들은 IBIT의 놀라운 성공에 주목하고 있다. 스트래테가스 증권(Strategas Securities)의 토드 손은 IBIT의 빠른 성장을 강조했으며, ETF 스토어(The ETF Store) 회장 네이트 게라치는 이를 “ETF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출시”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loomberg Intelligence)의 제임스 세이파트는 IBIT가 어떤 자산군에서도 가장 빠르게 주요 이정표에 도달했다고 분석하며, “IBIT는 연간 0.25%의 운용 비용으로 약 1억 1200만 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래리 핑크, 비트코인을 ‘디지털 골드’로
한때 비트코인을 글로벌 돈세탁 도구로 비판했던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는 최근 입장을 바꿔 비트코인을 ‘디지털 골드’로 재평가했다. 이는 블랙록이 2024년 1월 미국 최초의 현물 비트코인 ETF 승인을 이끌어낸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승인 이후 블랙록, 피델리티(Fidelity), 반에크(VanEck), 그레이스케일(Grayscale) 등 주요 자산 운용사들이 비트코인 ETF를 잇달아 출시하며, 현재 12개의 미국 비트코인 ETF가 총 107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IBIT는 현재 블랙록의 금 ETF(Gold ETF)를 능가하며, 세계 두 번째로 큰 금 ETF를 추월했다. 게라치는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지 않는 한, 2025년 IBIT가 SPDR 골드 셰어즈(SPDR Gold Shares)를 능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암호화폐 시장의 전환점
IBIT의 성공은 비트코인의 금융 시장 내 합법성과 수용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이는 비트코인 가격을 사상 처음으로 10만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기관 투자자와 회의적이던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IBIT와 다른 비트코인 ETF는 올해 비트코인 가격 118% 상승에 기여했으며, IBIT는 출시 이후 단 9일간만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현재 IBIT는 해당 그룹 일일 거래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비트코인 시장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IBIT의 성공은 암호화폐 시장의 새로운 전환점을 상징하며, 비트코인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한층 더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