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새해를 앞두고 비트코인(BTC) 가격이 변동 폭을 늘리며 다시 한번 출렁였다. 미국 경제 지표 부진과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31일 오전 11시4분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오전 9시 대비 0.76%(100만6,000원) 내린 1억3683만원에 거래됐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데이터 플랫폼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 대비 1.18 % 하락한 9만2361달러를 기록했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은 약 7896만달러(약 1126억원)가 청산됐으며 그중 롱(매수) 포지션이 약 64%를 차지했다. 해당 기간 전체 가상자산 청산 금액은 약 2억7891만달러(약 4104억원)에 달했다. 비트코인은 밤사이 다소 큰 변동폭을 나타냈다. 한국 시간 기준 오전 12시 9만1000달러까지 하락한 뒤 9만4000달러를 잠시 회복했으나 다시 밀리며 9만2000달러까지 떨어졌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 조정은 투자자들의 수익 실현 매물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일주일 동안 투자자들의 하루 평균 차익 실현 규모는 12억달러(약 1조7600억원)에 이르렀다. 비트코인이 약세를 보이자 디지털자산 관련 기업의 주가도 타격을 받았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MSTR)와 코인베이스(COIN)는 각각 7%와 5.3% 하락했고, 마라홀딩스(MARA)와 라이엇 플랫폼(RIOT) 같은 주요 비트코인 채굴 업체도 7% 이상 하락했다.
차익 실현 뿐 아니라 미국 경제 환경도 비트코인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시카고 제조업 및 비제조업 경기를 측정하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웠다. 또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최근 금리 인하에 부정적 신호를 보여 향후 금리 정책의 불확실성도 높아졌다.
이처럼 대내외적 요인으로 가격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내년 디지털 자산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여전히 많다. 조 칼라사레 아문센 데이비스 파트너는 “올해 시장은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보였지만 최근 성장 동력을 소진하며 통합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그럼에도 비트코인 채택은 계속 증가하고 있어 미국의 심각한 성장 둔화만 피한다면 여전히 내년 전망도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도 “트럼프 당선인 취임 이후 미국 디지털 자산 규제에 대한 더 명확한 방향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업계를 단속했던 조 바이든 행정부와는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디지털자산시장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Fear&Greed) 지수는 이날 65점(탐욕)으로 전날(73) 대비 하락했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강하고, 100에 가까울 수록 매수 경향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