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최창환 기자]러시아가 국제 무역에서 비트코인을 활용하며 제재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이 같은 전략이 이미 실행되고 있으며, 향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1일 비트코인뉴스닷컴에 따르면 실루아노프는 러시아-24 방송에서 “이미 이런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더욱 발전시키고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반드시 확대될 것이다”고 말했다.
제재 극복을 위한 디지털 자산 활용
서방의 제재로 인해 러시아는 주요 교역국인 중국과 터키와의 무역 관계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존 결제 시스템인 SWIFT 접근이 제한되면서 국제 은행들이 러시아와의 거래를 꺼리고 있다.
이 같은 제약을 우회하기 위해 러시아는 정부 통제를 받지 않는 비트코인을 활용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글로벌 실시간 거래 가능성과 보안성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미국 달러에 대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비트코인을 금지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며 디지털 자산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2024년 러시아는 비트코인 채굴과 외국 무역에서의 활용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디지털 자산 거래에 부가가치세(VAT)를 면제하고 관련 소득을 증권 소득으로 간주하도록 세제 구조를 개편했다.
비트코인 채굴 대국으로의 도약
러시아는 이미 비트코인 채굴에서 주요 국가로 자리 잡았다. 2023년 한 해에만 5만4천 개의 비트코인을 채굴하며 약 550억 루블(약 7,800억 원)의 세수를 올렸다. 이 같은 기반 위에서 러시아는 비트코인을 활용한 무역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에너지 부족 지역에서의 채굴 제한이 도입된다. 2025년부터 다게스탄, 체첸 등 일부 지역에서는 겨울철 전력 부족을 방지하기 위해 비트코인 채굴이 금지될 예정이다. 이 조치는 2031년까지 유지된다.
비트코인, 국제 무역의 미래?
러시아의 비트코인 활용은 경제적 차원을 넘어 지정학적 의미를 가진다. 미국 달러가 지배해 온 글로벌 무역 구조에서 비트코인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중앙 권한 외에서 작동하는 디지털 화폐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러시아가 국가 차원의 비트코인 준비금을 마련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국민들에게 비트코인을 투자 수단으로 삼는 것에는 신중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디지털 자산을 빠른 부의 창출 수단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며 안전한 투자 방법을 우선시할 것을 권고했다.
러시아의 비트코인 도입이 국제 경제 구조에 미칠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한 제재 우회 전략을 넘어 글로벌 경제 질서의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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