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세계 최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의 시장 가치가 2년 만에 가장 큰 주간 감소 폭을 기록, 암호화폐 시장에 변동성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코인데스크가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번 주 USDT의 시가총액은 1% 이상 감소해 1372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11월 두 번째 주 FTX 거래소 붕괴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트레이딩뷰 데이터에 의하면 USDT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12월 중순 1407억 2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EU 규제법 MiCA 발효 여파
USDT의 이번 주 시가총액 감소는 유럽연합(EU) 기반 여러 거래소와 코인베이스가 USDT를 상장 폐지하기로 결정한 것과 밀접한 연관을 지닌다고 코인데스크는 설명했다. 이들 거래소는 12월 30일 완전 발효된 EU의 ‘암호화폐 자산 시장법(MiCA)’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 MiCA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가 공개적으로 자산 연동 토큰(ART) 또는 전자화폐 토큰(EMT)을 거래하거나 제공하려면 MiCA 라이선스가 필요하다는 규정을 포함한다.
ART는 금, 암호화폐 토큰 또는 복합 자산에 가치를 연동한 자산이고, EMT는 USDT처럼 단일 국가 화폐에 가치를 연동한다. MiCA를 준수해야 하는 거래소에서는 USDT 거래가 불가능하지만, EU 기반 트레이더들은 여전히 비수탁(non-custodial) 지갑에 USDT를 보유할 수 있다.
전문가들 “부정적 영향 아시아에 국한될 것”
USDT는 암호화폐 시장 진입의 주요 관문 역할을 하며 현물 암호화폐 구매와 파생상품 거래 자금으로 널리 사용된다. 이에 따라 이번 상장 폐지와 시가총액 감소는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하락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를 촉발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우려는 근거가 없으며 부정적 영향은 기껏해야 유럽에 국한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오덜리 네트워크(Orderly Network)의 APAC 파트너십 책임자인 카렌 탕은 X(구 트위터)에 “MiCA 규제로 EU에서 테더 접근이 제한되는 것은 USDT의 지배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EU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 시장이 아니며, 대부분의 암호화폐 거래량은 아시아와 미국에서 발생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조치는 EU의 디지털 자산 혁신을 더욱 둔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암호화폐 분석가 비트블레이즈(Bitblaze) 역시 “USDT는 시장 가치 1385억 달러, 일일 거래량 440억 달러로 가장 큰 스테이블코인”이라며 “현재 거래량의 80%가 아시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EU의 상장 폐지가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