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테라폼랩스(Terraform Labs)의 공동 창업자인 권도형이 미국 송환된 후 뉴욕 맨해튼 연방 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다수의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권씨는 2022년 테라USD와 루나(Luna) 디지털 자산의 400억 달러 규모 붕괴와 관련해 △증권 사기 △전자 사기 △상품 사기 △시장 조작 및 음모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2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검찰은 권씨가 테라USD의 안정성과 기능성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허위 정보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테라USD는 1달러에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으로 설계됐으나, 검찰은 이를 유지하기 위해 알고리즘이 아닌 외부 개입과 고빈도 트레이딩 회사들과의 비밀 거래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권도형의 변호인 측은 테라USD와 루나의 붕괴는 시장 역학의 결과일 뿐이며, 그가 투자 위험에 대해 투명하게 알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권씨의 주장과 테라폼랩스의 실제 운영이 모순됐으며, 이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권도형은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대 100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실제 형량은 최대 형벌보다 낮을 가능성이 크다. 그의 다음 재판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2024년 4월, 뉴욕 배심원단은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제기한 소송에서 테라폼랩스와 권도형이 테라USD의 안정성을 과장했다고 판단하며 유죄 평결을 내렸다.
2024년 5월, 테라폼랩스의 변호인단은 대부분의 토큰 판매가 미국 외부에서 이루어졌으며, 재정 손실을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하며 SEC의 추가 혐의에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