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미국 검찰이 권도형을 기소하면서 테라-루나 관련 재단으로부터 수천만 달러를 횡령했다는 새로운 범죄 사실을 적시했다.
2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 검찰은 권도형에 대한 공소장에서 “권도형이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Luna Foundation Guard, LFG)를 통제했으며, 수천만 달러를 횡령했다” 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방 검찰이 79 페이지에 달하는 새로운 기소장을 법원에 제출했으며, LFG 자금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
LFG는 2022년 테라-루나 사태 직전 스테이블코인 테라USD가 1 달러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안정 기금이다. LFG는 당시 시세로 약 30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해 보관하고 있었다.
2022년 테라가 붕괴하자 LFG가 보유 중이 비트코인을 가격 방어에 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확한 사용 규모와 잔여 재산을 누가 관리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미국 검찰이 기소장에서 권도형의 LFG 자금 횡령을 적시함에 따라 그 전모가 드러날 것인지 주목된다. 설립 당시 30억 달러였던 LFG는 보유 비트코인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가정할 경우 현 시세로 1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권도형, 미국 법정서 무죄 주장
테라USD와 루나의 붕괴로 2022년 약 400억 달러의 손실을 초래한 권도형은 이날 미국 법정에서 첫 재판을 받았다. 그는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권도형은 몬테네그로에서 미국으로 송환된 후 처음으로 뉴욕 연방 법정에 출석했다.
미국 연방 검찰은 권도형에 대해 사기 등 8건의 혐의 외에 추가로 자금 세탁을 포함한 새로운 공소장을 제기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권 씨의 금융 세계는 거짓말과 조작적인 기술에 기반해 투자자와 사용자, 사업 파트너, 규제 당국을 기만했다” 고 주장했다.
검찰은 권 씨가 LFG를 독립적인 기관으로 소개했지만, 실제로는 이를 통제했다고 밝혔다. 또한 2022년 8월 권 씨가 한 통화에서 수사 기관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는 발언을 했다는 점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미국 법정에 선 권도형
권도형은 이날 뉴욕 맨해튼 연방 법원에서 열린 심문 중 올리브색 스웨트셔츠를 입고 변호인들과 함께 조용히 자리했다. 판사가 혐의를 이해했는지 묻자 그는 “네, 판사님”이라고 답했다. 변호인 앤드류 체슬리가 권도형을 대신해 무죄를 주장했다.
권도형은 지난해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체포됐다. 이후 미국과 한국이 그의 송환을 놓고 대립했으나, 이번 주 몬테네그로 당국이 미국으로 그를 인도했다.
투자자 피해와 SEC 민사소송
테라USD와 루나의 붕괴는 전 세계 수천 명의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겼다. 직접 손실은 400억 달러 이상이며, 테라-루나 붕괴로 암호화폐 업계가 받은 간접적인 피해는 수천억 달러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검찰은 권 씨가 테라USD의 안정성과 블록체인 기술의 실제 활용도에 대해 투자자들을 오도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기한 민사 소송에서는 권 씨와 그의 회사 테라폼 랩스(Terraform Labs)는 증권 사기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해당 판결은 지난해 3월과 4월 두 달간 진행된 재판 끝에 내려졌다.
SEC는 테라폼랩스(Terraform Labs)와 권도형에 대해서도 45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권도형을 도운 미국 회사 점프 크립토(법인 명 Tai Mo Shan)에도 1억23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테라폼랩스는 벌금 부과 후 사업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테라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권도형이 미국 법정에서 어떤 판결을 받게 될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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