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정은 기자] 지난 한 해 암호화폐 시세가 기울면서 초기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대거 적자로 돌아선 가운데 업비트만 흑자를 유지했다. 특히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거래소들이 대거 손실을 기록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빗은 지난해 45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도 697억원 당기순이익에 비해 큰 폭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코빗의 매출액은 2017년 754억원에서 268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특히 2017년 610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76억원 손실을 입으며 적자로 돌아섰다.
코인원 또한 당기순손실 5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코인원의 2018년 반기보고서(2018년 7월1일~2018년 12월 31일)에 따르면 지난해 코인원의 매출액은 전년도 971억원에서 46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영업이익 또한 2017년 524억원에서 지난해 45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특히 암호화폐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는데, 코인원은 이 때를 기준으로 반기보고서를 제출해 회계상 손실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빗썸 운영사 비티씨코리아닷컴 또한 2055억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빗썸 매출액은 전년 대비 17.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사세 확장에 따른 비용 발생으로 3.4% 감소했다. 특히 빗썸이 보유하고 있는 암호화폐 평가분이 영업외비용(3819억원)으로 계상돼 당기순손실이 크게 발생했다.
대형 거래소들의 실적이 악화된 주요 배경에는 암호화폐 가치 하락이 공통으로 지목된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본다. 취득 시점의 암호화폐를 공정가치로 측정해 자산으로 인식한다.
지난해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거래소들이 보유하고 있는 암호화폐 평가손실이 ‘영업외 비용’으로 실적에 반영된 것이다. 특히 코빗은 지난해 324억원의 암호화폐 평가손실을 봤고, 이는 전년 대비 약 4배 가까운 규모로 늘어난 것이다.
반면 업비트는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빗썸·업비트·코인원·코빗)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유지했다.
지난해 업비트는 1433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이는 2017년 1072억원 대비 33% 늘어난 수치다.
특히 지난해 업비트 매출액은 4707억원으로, 이는 전년 대비 122%나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 또한 2017년 1348억원에서 2875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와 관련 업비트 측은 “2018년 1월과 2월까지 지속된 암호화폐 열풍으로 수수료 등에서 매출이 발생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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