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미국 국채 30년물 수익률이 6일 뉴욕 시간대 1년여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으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이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금융 시장 혼란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지적됐다.
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30년물 수익률은 이날 오전 약 4.86%까지 상승, 2023년 11월 이후 최고를 기록한 뒤 약간 후퇴했다. 미국 국채 시장에는 이번 주 5년물, 10년물, 30년물 등 총 1190억 달러의 신규 물량이 공급된다.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최근 몇 주 동안 미국 국채에 가해지는 압력이 주목을 받아왔다. 트럼프가 공약으로 밝힌 관세 인상이 실현될 경우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그 결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PGIM 픽스트인컴(PGIM Fixed Income)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 그레고리 피터스는 블룸버그 TV에 “시장에 엄청난 양의 채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공급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이 조금 더 고착화되거나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더해지면서 채권 시장에 더 많은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2월 초 이후 약 50bp 상승해 이날 4.64%를 기록했다. 이는 5월 이후 최고치다. 국채 수익률 상승은 국채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비안코 리서치의 설립자 짐 비안코는 10년 만기 금리가 5%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10년물 수익률이 마지막으로 5%에 도달한 것은 2023년 10월이었고 당시 수치는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였다. 비안코는 “우리는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시대에 있다. 15개월 전에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블룸버그 TV에서 말했다.
미국 국채에 대한 이러한 부정적 전망은 가장 최근 실시된 MLIV Pulse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응답자 553명 가운데 57%는 새해가 시작되면서 국채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국채 수익률 상승 전망은 연준의 12월 회의에서 정책 결정자들이 올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씩 단 두 차례 인하될 것임을 시사한 뒤 나왔다.
블룸버그는 국채 수익률 상승의 영향은 다른 자산군으로도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 전략가들은 2025년 초 주식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금리”라고 밝혔다. 외환 시장에서는 높은 금리가 달러 가치를 부양, 달러가 거의 10년 만에 가장 강력한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국채 수익률과 달러 가치 상승은 위험자산인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부정적으로 간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