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3 게임은 2018년 엑시 인피니티를 시작으로 급성장했으나, 현재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AI 관련 프로젝트가 70%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게임 섹터는 한 자릿수 점유율에 그치고 있다.
- 게임 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23년 기준 게임 산업 상위 40개 기업 중 29개사가 웹3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넥슨과 크래프톤 등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 웹3 게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시장에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성공 사례가 우선되어야 하며, 이를 기대하게하는 프로젝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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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웹3 게임의 흥망성쇠
웹3 게임의 출발점은 2018년 출시된 엑시 인피니티(Axie Infinity)가 대표적이다. P2E 시스템의 선구자인 이 게임은 NFT 기반의 ‘엑시’ 캐릭터를 수집하고 육성하는 게임성으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게임 아이템의 실질적 소유권(Digital Property Right)을 보장하고, 마켓플레이스에서 안전한 거래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웹3 게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어서 2022년에는 더 샌드박스(The Sandbox)가 UGC 플랫폼을 표방하며 관심을 끌었다. 샌드박스는 블록체인 기술로 마치 로블록스와 같이 게이머들의 콘텐츠 제작과 수익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현재에도 꾸준한 개발을 통해 기능을 확장하며 창작자들의 지적 재산권 보호와 수익 창출이라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가장 최근 마지막 산업의 관심은 햄스터 컴뱃(Hamster Kombat)이 이끌어냈다. 9.5억명 MAU를 보유한 텔레그램 기반의 T2E 게임으로서, 단순한 탭핑 메커니즘에 마케팅 툴을 결합해 진입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AI 관련 프로젝트가 70% 이상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으며, 게임 섹터는 한 자릿수 점유율로 큰 차이를 두고 뒤를 잇고 있다. 이러한 쏠림 현상으로 인해 지금까지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준 웹3 게임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 가능성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본 보고서는 많은 게임사들이 웹3 게임 시장에 진출한 배경과 현재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원인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2. 멈춘 게임 산업의 성장: 전통 게임사들의 웹3 도전
모바일 게임은 게임 산업의 판도를 바꾸었다. 뉴주(Newzoo)의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게임 시장 규모는 2012년 706억 달러에서 2024년 1,877억 달러로 성장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게임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모바일 게임의 매출 비중은 2012년 18%에서 2024년 49%까지 늘어났다. 이는 12년 전과 비교해 약 2.7배 증가한 수치다.
또한 Mordor Intellignece의 전망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2025년 1,109억 달러, 2030년에는 1,819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모바일 게임 시장 역시도 성장의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시각이 제기되어 왔다.
게임 업계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 둔화에 대비해 새로운 혁신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클라우드 게임과 AR/VR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았으나, 높은 개발 비용과 인프라 구축에 대한 부담으로 시장 진입이 제한적이었다. 이러한 진입 장벽은 새로운 혁신을 이끌어내기에는 치명적인 한계로 작용했다.
이러한 가운데 웹3 게임이 업계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웹3 게임은 상대적으로 적은 개발 비용으로도 단기간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었고, 이는 게임 업계에서 웹3 게임이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엑시 인피니티는 기존 웹2 게임의 불모지로 평가받는 동남아시장에서 기존 게임 대비 적은 개발 인력과 비용으로도 270만 DAU, 기업가치 30억 달러를 달성하며 웹3 게임의 사업성과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는 기업들에게 한계가 온 게임 시장에 TAM과 성장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주었다.
떄문에 웹3 게임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대형 게임사들은 앞다퉈 시장에 진출했다. 2023년 기준으로 게임 산업 상위 40개 기업 중 테이크투 인터랙티브(Take-two Interactive), 넥슨(Nexon), 반다이(Bandai) 등 29개사가 웹3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넥슨은 대표 IP인 메이플스토리의 웹3 버전 2차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며, 크래프톤(Krafton)도 웹3 게임 ‘오버데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3. 게임 산업과 웹3 생태계의 괴리: 불편한 동거
엑시 인피니티의 급격한 하락세는 웹3 게임 생태계의 구조적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2022년 3월 148만 명이었던 사용자 수는 4월 80만 명으로 급감했다. AXS 토큰 가치 역시 최고점 164.90달러에서 현재 7.11달러까지 95.7% 하락하며 시장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많은 분석가들이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이 실패를 조명했지만, 실제로는 게임 산업과 웹3 생태계 간의 근본적인 괴리가 핵심 원인이었다.
게임 개발은 막대한 시간과 자본이 투입되는 장기 프로젝트다. AAA급 게임의 경우 개발 기간만 3~7년이 소요되며, 제작비용도 최소 5천만 달러에서 2억 달러를 상회한다. 대표적인 예시로 ‘레드 데드 리뎀션2’는 8년의 개발 기간과 개발비용으로 약 5억 달러, 마케팅 비용으로 약 3억 달러가 투입된 것으로 추측된다.
더군다나 게임은 콘텐츠 산업의 특성상 시간이 지날수록 유저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어, 초기 퀄리티 확보와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수적이다. P2E 게임들이 이러한 공식을 깨려 했으나, 현재는 대부분 관심에서 멀어진 상황이다.
게임 플랫폼 사업도 유사한 맥락이다. 현재 PC 게임 시장의 강자인 스팀은 2003년 출시 당시 게이머들의 회의적인 반응 속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꾸준한 게임 온보딩과 플랫폼 개선으로 점진적 성장을 이뤄냈고, 2011년에 이르러서야 다운로드 PC 게임 시장의 70%를 장악했다. 즉, 시장 안착까지 8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반면 웹3 시장은 초기 열광과 급격한 냉각이라는 특징적 패턴을 보인다. 새로운 메타와 투자 기회에 대한 관심이 순식간에 고조됐다가 사그라드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러한 웹3의 단기적 관심 경제는 게임의 장기적 발전 방향성과 정면으로 충돌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저해했다.
4. 웹3 게임의 부활: 성공 사례를 기다리며
웹3 게임은 초기 시장 부진에도 불구하고 게임 산업과의 높은 시너지로 인해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게임 내 아이템 거래, 디지털 자산 소유권, 커뮤니티 기반 경제는 블록체인의 핵심 가치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이는 게임사들의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시장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세 가지 핵심 과제 해결이 선행되어야 한다. 안정적인 생태계 구축, 합리적인 토큰 이코노미 설계, 양질의 게임성 확보가 그것이다. 특히 해결 과제 이상으로, 초기 프로젝트들의 실패로 인한 ‘초기 실패 효과’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검증된 기업들의 성공 사례가 필요한 시점이다.
4.1. 대형 게임 성공 사례
이러한 상황에서 메이플스토리와 오버데어 같은 대형 웹3 게임 출시에 기대를 걸어볼만하다. 두 게임 모두 기존 대형 게임사에서 오랜 기간 공을 들였기에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특히, 메이플스토리의 경우는 기존 IP를 활용하여 충성도 높은 유저들이 온보딩할 것으로 기대된다.
4.2. AI와의 결합
크래프톤이 개발 중인 오버데어는 AI 기술과의 접목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CES 2025에서 공개한 AI 기반 ‘Co-Playable Character’ 기술은 게임 속 NPC가 정해진 역할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와 유기적인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오버데어는 UGC 플랫폼으로 유저가 직접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데, 이러한 기술을 활용해서 보다 쉽게 유저들이 콘텐츠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생태계를 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현재 시장의 관심사인 ‘AI-agent’와도 일치하며, 웹3 게임이 직면한 ‘관심 경제’의 한계를 극복하는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규제로 인한 유저의 접근성이 큰 문제로 보인다. 메이플스토리처럼 검증된 IP도 한국에서는 웹3 게임 서비스가 제한적이며, 다수의 국가에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가 부재한 상황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클레이튼과 핀시아의 통합으로 탄생한 카이아를 주목할만하다. 특히 2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라인 메신저와의 결합은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일본 등 웹3 게임 규제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아시아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Mini Universe 등 이미 일부 서비스는 공개되었기에 어떤 성과를 거두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현재 웹3 게임은 시장의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AI와 메타버스 등 다양한 기술과 산업을 연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등장할 혁신적인 프로젝트들이 이러한 가능성을 현실화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위 글은 블록미디어의 파트너사 글로벌 웹3 전문 리서치 기관 타이거리서치의 ‘웹3 게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의 전문입니다. 해당 보고서는 <타이거리서치> 공식 사이트에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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