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비트코인(BTC) 가격이 연일 하락하며 1억4000만원 초반대로 내려앉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에서 고용 지표 호조와 물가 상승 흐름이 나타나며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9일 오전 8시54분 기준 국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 오전 9시보다 1.53%(230만8000원) 내린 1억4253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기간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데이터 플랫폼 코인마켓캡에서는 1.98% 하락한 9만5018달러를 기록했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은 약 1억4318만달러(약 2091억원)가 청산됐으며 그중 롱(매수) 포지션이 약 73%를 차지했다. 해당 기간 전체 가상자산 청산 금액은 약 5억7903만달러(약 8457억원)에 이르렀다.
8일(현지시간) 공개된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 대다수가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위원들은 통화정책 속도를 조절할 필요성을 논의하며 완화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냈다.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 노동부가 지난 7일 발표한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달 구인 건수는 전달보다 25만9000건 증가한 809만8000건이다. 또한 같은 기간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4.1로 예상치인 53.3을 웃돌며 물가 상승에 우려를 키웠다.
라이언 리 비트겟 리서치 수석 분석가는 “최근 미국 경제 지표가 개선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고 이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였다”며 “이에 디지털 자산 투자 매력이 떨어지며 비트코인도 조정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몇 주 동안 거시경제 지표가 디지털 자산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 억만장자로 유명한 NBA 댈러스 매버릭스의 구단주 마크 큐반은 와이어드(Wired)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새로운 형태의 통화 중 하나지만 많은 투자자가 이를 금처럼 여긴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침체에 대비해 금을 보유하듯, 비트코인도 훌륭한 가치 저장 수단으로 여겨진다”며 비트코인이 경제 위기의 대응 수단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