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규리 기자] 파산 절차를 진행 중인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유럽 지사의 인수합병 소식을 8일(현지시각) 전면 부인했다. FTX는 파산 법원의 승인을 받지 않은 거래이며 이번 인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FTX의 이번 대응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백팩이 발표한 인수 소식에 따른 것이다. 전일 백팩은 FTX 유럽 지사와 ‘제2차 금융상품시장지침에 따른 라이선스(MiFID II 라이선스)’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백팩은 이를 기반으로 유럽 전역에 안전하고 규제에 걸맞은 거래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백팩은 MiFID II 라이선스의 재활성화를 완료한 다음 올해 1분기 중으로 유럽 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르마니 페란테 백팩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다수의 거래소가 EU에서 철수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FTX 유럽지사 인수를 통해 MiFID II 라이선스를 보유하게 됐다”라며 “규제의 틀 안에서 합법적으로 투명한 가상자산 거래를 EU 시장에 제공하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FTX 파산 청구권을 유럽 고객에게 배분하는 책임을 맡겠다”며 “유로화 자금을 반환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FTX 측은 즉각 성명을 내고 반박했다.
회사는 “미국 델라웨어 파산 법원의 승인 없이 이루어진 거래”라며 “백팩은 FTX 고객이나 채권자들에게 자금을 분배할 권한을 부여받지 않았다”고 명확히 했다. 또한 채권자 상환 책임은 오직 FTX에 있다고 강조하며 직접 자사 고객들 채무 자금을 반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FTX는 법원 감독 하에 유럽 지사를 관련 관계자들에게 판매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관계자들이 백팩 측으로 유럽지사를 간접 양도한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이 FTX의 입장이다.
FTX는 미국 파산 법원의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백팩의 모든 발표는 인정받을 수 없으며 고객과 채권자들에게 적법한 절차를 따를 것을 당부했다.
한편, FTX는 현재 5만달러 이하 소액 청구자 대상으로 상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 절차가 완료되면 이후 상환 그룹으로 확장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백팩의 인수를 놓고 양측이 상반된 입장으로 대립하고 있어 상환 절차에 대한 혼란과 법적 갈등이 예상된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