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새해 들어 반짝 상승을 보였던 비트코인(BTC)이 트럼프 취임식이 가까워지면서 연일 하락하고 있다.
10일 오전 8시43분 기준 국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 오전 9시보다 2.04%(291만8000원) 내린 1억3944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기간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데이터 플랫폼 코인마켓캡에서는 3.02% 하락한 9만2184달러를 기록했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은 약 9509만달러(약 1389억원)가 청산됐으며 그중 롱(매수) 포지션이 약 66%를 차지했다. 해당 기간 전체 가상자산 청산 금액은 약 3억7241만달러(약 5440억원)에 이르렀다. 비트코인을 포함해 20개의 주요 디지털 자산을 지수화한 코인데스크 20도 3.83%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6일 10만달러를 재돌파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미국에서 예상보다 높은 물가 지표가 발표되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에 제동이 걸렸고, 비트코인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8일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연방준비제도(Fed) 위원 다수도 물가 상승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되고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국채 수익률이 급등했다. 이번 주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10년 만기 수익률도 4.7%에 근접했다. 미국 국채는 안전 자산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토마스 에르도시 CF 벤치마크스 상품 책임자는 “국채 수익률 상승과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축소가 단기 디지털 자산 시장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에도 비트코인 옵션 시장은 여전히 낙관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 옵션 거래소 데리빗에서 비트코인 콜옵션의 가치는 148억달러(약 21조원)로, 풋옵션 가치의 두 배에 달했다. 특히 이번 달 이후 만기되는 콜옵션은 풋옵션보다 높은 프리미엄으로 거래되고 있다. 금리 변동성과 물가 상승 등 거시 경제적 위험에도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상승 가능성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에도르시 책임자는 “트럼프 취임이 다가오면서 디지털 자산 시장에 유리한 규제 환경 조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달 말 시장 운명이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엘로이사 카데나스 모네타 익스체인지 최고 혁신 책임자(CIO)도 “연준의 금리가 비트코인 변동폭에 영향을 미쳐 약 5000달러 수준의 움직임을 보일 수 있지만, 지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동안 비트코인이 4만달러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작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조정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두 달 전만 해도 비트코인은 7만달러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