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 선물의 펀딩비(funding rate)가 일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비트코인이 국지적 저점에 도달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현지 시간) 글래스노드 데이터를 인용한 코인데스크 기사에 따르면 비트코인 무기한 계약의 펀딩비가 전일(목) 잠시 마이너스 상태(-0.001%)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3월 코로나19 당시 -0.309%까지 급락했던 것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비트코인 선물 펀딩비가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진 것은 2025년 들어 처음이며 지난해 11월 이후 불과 몇 차례 발생했다.
펀딩비가 양수일 때는 롱 포지션이 숏 포지션에 비용을 지불하고, 음수일 때는 그 반대 상황이 발생한다. 펀딩비는 시장 심리를 파악하는 중요한 도구로, 상승장에서는 보통 양수로 유지되며 이는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다. 하지만 시장이 과열되면 조정을 겪으며 가격 하락과 대규모 청산을 초래할 수 있다. 반대로 하락장에서는 가격 바닥이 형성되며 반등이 빠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 바닥(local bottom)이 형성되기도 한다.
비트코인은 전일 펀딩비가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9만1220 달러까지 하락했다가 반등했다. 이번의 경우 펀딩비의 마이너스 전환이 비트코인 가격의 국지적 저점 발견 시기와 일치한다.
펀딩비의 음수 전환이 항상, 즉각적인 반등이나 바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기술적 지표와 함께 분석할 경우 시장 흐름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고 코인데스크는 밝혔다. 물론 음수 펀딩비는 즉각적 바닥 대신 하락장이 지속될 가능성을 나타낼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양수 펀딩비 역시 강한 수요를 반영할 뿐 과열을 의미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2023년 이후 비트코인 시장은 상승세를 유지하며 펀딩비가 대부분 양수를 기록했으나, 몇 차례 음수로 전환되는 시점이 있었다. 대표적인 예로, 2023년 실리콘밸리 은행(SVB) 붕괴 당시와 2024년 비슷한 위기 상황에서 펀딩비가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그때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한 후 빠르게 반등하며 시장 바닥을 형성한 사례가 있다.
펀딩비가 음수로 전환되고 약세론자들이 지나치게 자신감을 갖게 될 때 가격 바닥이 만들어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반대로 상승장에서 과도한 롱 포지션이 형성되면 현물 가격은 레버리지를 계속 따라가지 못하게 되고 그 결과 레버리지가 청산돼 현물 가격도 하락하게 된다. 이번에는 숏 포지션이 청산되며 가격이 반등했다.
뉴욕 시간 10일 오후 2시 20분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9만4904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1.77% 반등했다. 비트코인은 전일 9만1220 달러까지 하락한 뒤 반등했다. 이날 뉴욕 시간대 고점은 9만5770 달러로 기록됐다. 비트코인은 간밤 반등 흐름을 연출한 뒤 이날 뉴욕 시간대 초반 예상을 크게 웃도는 강력한 미국의 비농업고용보고서 발표 후 하락세로 돌아섰다가 다시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