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월가 전문가들의 예측은 늘 틀린다. 투자자 스스로 투자가치에 답해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 시간) 전문가들의 예측이나 분석은 투자자들을 앵커링(anchoring 기준설정)하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예측은 틀리기 마련이고, 투자자산의 가치를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한다는 것.
WSJ은 비트코인 투자에 대해서도 1) 해킹 저항력이 유지될 수 있는가, 2)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가 분명한가와 같은 핵심적인 질문에 투자자 스스로가 답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측은 비현실적
비트코인 가격을 포함한 금융 시장의 단기 예측이 점점 더 비현실적이다. 월스트리트에서 매년 반복되는 자산 가격 전망이 투자자들에게 불필요한 기대감을 조성하며 실제 가치를 판단하는 데 혼란을 준다는 분석이다.
매년 1월이면 월스트리트는 주식, 채권, 비트코인 같은 자산의 연간 수익률을 예측한다. 하지만 과거 데이터에 따르면 이러한 예측은 시장 실제 결과와의 상관관계가 거의 없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예측이 단순히 거래를 유도하는 마케팅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S&P 500 지수에 대한 예측치는 실제와 큰 차이를 보였다. 2023년 초, 애널리스트들은 S&P 500의 연간 수익률을 17.5%로 전망했고, 시장 전략가들은 6.2%의 상승을 예측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배당금을 포함해 26.3%의 상승을 기록했다.
2024년에는 애널리스트들이 평균 7.4%, 전략가들이 1.3%의 상승을 예측했지만, 실제 수익률은 25.02%에 달했다. 이러한 큰 오차는 단기 예측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비트코인 100만달러…앵커링?
비트코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마이클 세일러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향후 100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하며 이를 투자 논리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는 투자자들의 판단에 강력한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를 불러일으킨다. 앵커링 효과는 사람들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임의의 숫자에 영향을 받아 기대치를 형성하는 심리적 현상을 말한다.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의 연구에 따르면, 무작위로 생성된 숫자가 사람들의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특정 가격 목표를 제시하면 투자자들은 이를 무의식적으로 기준점으로 삼게 되며, 자신의 판단도 그 숫자에 가까워지게 된다.
마이클 세일러가 제시한 100만 달러라는 수치는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의 현재 가격이 ‘저평가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근본적인 가치를 고민해야
금융투자자문가인 루빈 밀러는 “단기적 수익률 예측은 투자 결정을 흐리게 한다”며 투자자는 자산의 근본적인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해킹에 안전한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적합한가 같은 질문이 더 중요한 논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WSJ은 투자자들이 단기적 예측에 매달리기보다 자산의 본질적 가치를 고민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앵커링 효과에서 벗어나려면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에 스스로 자산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며 자신의 투자 목표와 일치하는지를 따져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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