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프랑스 와인 수입 15% 줄어
반면 뉴질랜드 수입액 43%나 증가
“경기침체로 가성비 따지는 소비자 늘어”
지난해 와인 수입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뉴질랜드 와인만 나홀로 성장세를 보였다.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탓으로 분석된다.
12일 한국무역협회의 국내 와인 수입액 자료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와인 수입액(10월말 기준)은 3억8582만달러(한화 약 5600억원)로 2022년 같은 기간 4억2681달러보다 9.6% 감소했다. 수입량도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와인 수입량은 475만2000케이스로 (750ml 12병 기준) 전년 동기(527만8000케이스)에 견줘 10% 줄었다.
국가별로 살펴 보면, 와인 수입 비중 3개국(프랑스 미국 이탈리아)의 지난해 수입 금액과 물량은 모두 전년에 견줘 줄었다. 특히 고가 와인이 많은 프랑스 와인의 수입액과 수입량은 2022년에 견줘 각각 15%, 20%나 감소했다. 프랑스에 이어 두번째로 국내 수입 물량이 많은 미국 와인은 수입액이 5% 감소했다.
반면, 뉴질랜드 와인은 약진했다. 뉴질랜드 와인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와인 수입금액이 2028만 달러로 전년 1419만달러에 견줘 43%나 늘었다. 수입 물량 역시 전년 10만5000케이스에서 지난해 31만1000케이스로 60%나 급증했다. 이런 성장세 덕분에 뉴질랜드는 지난해 국가별 순위에도 이웃 국가인 오스트레일리아를 따돌리고 6위로 올라섰다.
뉴질랜드 와인의 약진은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심화된 경기침체와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국내 와인시장의 비중이 고가에서 중저가 시장으로 이동중이다. 지난해 칠레 와인의 수입량이 소폭인 2% 증가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칠레 와인은 저가 와인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또 1만원대 이하의 저가 와인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뉴질랜드 와인의 수입이 증가한 또다른 이유는 화이트 와인 시장의 확장 때문으로 분석된다. 화이트 와인은 양념이 강한 한식과 조화가 좋아 와인 초보자나 데일리 와인으로 레드 와인보다 선호되는 추세다. 레드와인 수입량은 지난해 12%나 줄어든 반면, 화이트 와인은 7% 증가했다. 이 때문에 화이트 와인은 스파클링 와인 수입량을 따돌리고 레드 와인에 이어 부문별 와인 수입 물량 2위 자리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뉴질랜드 화이트 와인이 가진 경쟁력도 원인으로 꼽는다. 뉴질랜드 화이트 와인은 남반구 기후와 토양 덕에 독특한 향과 맛을 가졌으면서도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뉴질랜드 남섬에서 생산되는 쇼비뇽 블랑 와인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와인 평가기관으로부터 높은 평점을 기록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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